사설·칼럼 사설

[사설] 코스피 8800 환호 뒤 빚투·변동성 그늘 경계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3 19:08

수정 2026.06.03 19:08

사이드카 잇단 발동 등 과열경보
조정장 손실은 개인몫 명심해야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코스피가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일 8801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이제는 9000 고지도 가능하다는 투자심리가 감지된다. 그러나 급격한 주가 상승률 폭주 이후 안정적인 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징후들이 많다.



먼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무려 20차례 발동됐다는 점이다. 2002년 이후 누적된 전체 발동 건수의 25%가 반년 사이에 벌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 시스템 전체를 뒤흔들었던 2008년 연간 기록은 26회였다. 최악의 금융불안 시절과 불과 6회 차이밖에 안 난다. 이 기간 매수 사이드카 11회, 매도 사이드카 9회가 발동됐다. 장세가 급등락을 심하게 오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른바 '빚투' 가능성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41조원을 넘어 전체 한도의 42.77%에 달했다. 2023년 초 37%대였던 이 비율이 꾸준히 오르며 40%를 넘어서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급전이 필요하면 쉽게 한도 내에서 사용하고 빨리 채워넣는 식이다. 연 4.8~6.5%에 이르는 이자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마통 대출 잔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빌린 돈을 증시에 쏟아붓는 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처럼 증시 활황에 편승해 여기저기에서 빚을 끌어다 증시에 몰아넣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 아닌가 우려된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에 대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최근 등장했다. 이 상품들은 기초자산 일일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한다.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두 배로 불어나지만, 하락할 때는 손실도 두 배로 쌓인다. 이런 유형의 상품은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기만 해도 원금이 잠식되는 구조다.

물론 상승장에 투자해 개인 자산을 불리고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건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금 상승장이 실물경제의 체력을 온전히 반영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로 급등했다면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빚으로 끌어모은 자금을 투자했다가 갑자기 조정장이 닥친다면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경험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기준금리 향방은 인하보다는 유지 혹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리가 오르면 빚투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현재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차익실현 가능성도 제기되는 마당에 이자 부담 이슈까지 가중된다면 증시에 큰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모니터링 강화를 선언하는 수준을 넘어 과열 투기를 조장하는 행태에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이에 앞서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 당사자가 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빚투의 대가는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오는 만큼 냉정한 투자 분위기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