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대만 증시에서 인공지능(AI)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두 달 만에 2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EPFR이 추적하는 미국(573개), 한국(52개), 대만(11개) 레버리지 ETF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
두 달 새 자산 규모 2배 넘게 폭증
미국 레버리지 ETF는 4월 390억달러에서 5월말 840억달러로 두 달 사이 2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과 대만에서도 같은 기간 170억달러에서 431억달러로 2.5배 넘게 레버리지 ETF가 폭증했다.
골드만 자산배분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뮬러-글리스먼은 분석노트에서 3개국 레버리지 ETF 폭증 배경을 AI 트레이드로 지목했다.
뮬러-글리스먼은 "투자자들이 점점 'AI 트레이드'와 관련된 레버리지 금융 수단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미국, 한국, 대만에 노출된 AI, 테크 연관 레버리지 ETF 자산이 최근 수개월간 급증하면서 2배 넘게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의 명암
한국과 미국, 대만 등 AI 공급망 핵심에 자리 잡은 3개국 AI 관련 레버리지 ETF 확대는 관련주 상승을 유도하는 한편 AI 상승세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에 두 배, 심지어 세 배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충격 역시 상당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에 직면해 AI 트레이드에서 발을 빼게 되면 ETF 자금 유입이 유출로 순식간에 방향을 틀게 되고, 유출 속도는 유입보다 더 공격적일 수 있다.
바이털 놀리지 창업자 애덤 크리사풀리는 "AI 광풍이 몰아치는 정도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에 손을 뻗은 것은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이는 모든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행태"라고 말했다.
크리사풀리는 그러나 AI가 수많은 기업들의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실제로 흑자를 내고 돈을 버는 기업들은 메모리, 칩 기업 등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대만, 반도체가 핵심
특히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레버리지 ETF가 붐을 타면서 일부 서구 시장 규모를 추월하기도 했다. AI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업체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또 대만 TSMC는 각국 한국 코스피지수, 대만 타이엑스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돈다.
크리사풀리는 AI를 둘러싼 열기가 지속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지금의 랠리 속도는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 랠리가 지속 불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델 같은 종목은 불과 수일 만에 주가가 두 배 폭등했다. 이런 극단적인 포물선형(parabolic) 주가 행태는 대개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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