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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투표용지 부족에 선거 무효"…국민의힘, '재선거 요구' 실현될까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4 05:20

수정 2026.06.04 05:20

독일, 투표용지 부족 외 오배부·복사 용지 사용 등 문제 다수 발생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이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근거로 든 건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관리 부실을 이유로 재선거가 실시된 독일 베를린의 총선·지방선거·주민투표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독일 베를린 사례처럼 선거 당국의 총체적 부실 운영이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독일 헌법재판소는 투표용지 부족과 관리 부실로 선거의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해 선거 전체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한 바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 역시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된 만큼 즉각 개표를 중단하고 재선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를린에선 재선거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지난 2021년 9월 독일 베를린 사례를 들었다.

당시 선거관리 당국은 유권자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고, 다른 선거구의 투표용지가 잘못 배부되는 일도 발생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운영이 일시 중단된 일부 투표소는 법정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를 넘겨 투표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투표용지를 복사해 사용한 사례까지 발생했고, 해당 투표용지는 무효 처리됐다.

이후 야당의 이의 제기에 따라 베를린주 헌법재판소는 시의원·구의원 선거 전체를 무효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천 명의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했거나 유효하게 투표하지 못했다"며 선거의 자유·보편성·평등 원칙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소 운영이 중단됐을 때 유권자들은 언제 투표가 재개될지 알 수 없었다"며 "대기 행렬과 운영 중단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하고 귀가한 유권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에서는 이후 2023년 재선거가 실시됐으며, 그 결과 시의회 다수 구도가 바뀌고 시장도 교체됐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역시 일부 총선 선거구 결과를 무효로 판단해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결정했다.

"독일과 유사하다"-"독일과는 다른 상황"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 송파·강남·동작구 등 수도권 17개 이상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용지를 조달하기 위해 투표 시간이 밤늦게까지 연장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부실과 의혹으로 얼룩진 선거 결과를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독일 사례와 이번 지방선거가 법적으로 동일한 상황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의 경우 투표용지 부족뿐 아니라 오배부, 장시간 대기, 투표소 운영 중단, 복사 투표용지 사용 등 복합적인 선거 관리 부실이 확인된 뒤 재판부 판단을 거쳐 재선거가 결정됐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실제로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는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적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4일 0시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