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미 주택 시장 붐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이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면서 시장이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전환되고, 당황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중간선거 악재 더해져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에 따른 유가 폭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채 수익률 상승 연쇄 작용 속에 미 중산층 최대 자산인 주택 가치 하락의 불씨를 당긴 셈이 됐다. 모기지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쟁 전 4.2%대였던 것이 지금은 4.5% 안팎으로 치솟았다.
이미 지지율이 하락세인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걸림돌이 생겼다.
매물 철회, 팬데믹 이후 최대
CNBC는 3일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 자료를 인용해 미 전역에서 지난 4월 전체 주택 매물의 5.8%가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집주인들이 당초 팔겠다고 시장에 내놨다가 거둬들인 물량이 5.8%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봉쇄령 속에 주택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지난해 12월과 동률이다.
전쟁에 무너진 '봄 성수기'
주택 시장 최대 대목인 '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매도자 중심에서 매수자 중심으로 전환됐다. 원하는 값을 받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매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연초 흐름과 완전히 다르다.
모기지뉴스데일리(MND)에 따르면 올해 초 모기지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집주인들이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란 전쟁이 이 흐름을 바꿔버렸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모기지 금리는 급등세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주택 수요 둔화로 이어졌고,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레드핀 부동산 중개인 패트리샤 아만은 분석보고서에서 "매수자들은 자신들이 협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때때로 호가 이하로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아만은 이어 "그렇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서 결국 매물을 거둬들인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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