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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건설기계, 폴란드 軍에 불도저 50대 공급
[파이낸셜뉴스] HD건설기계가 폴란드군 궤도식 불도저 조달 사업에서 최종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HD건설기계가 유럽 국가 군 조달 사업에서 대규모 불도저 공급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급 장비는 15t급 디벨론(DEVELON) 불도저 50대로, 계약 규모는 약 270억원이다. 옵션 물량이 행사될 경우 공급 규모는 최대 7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4일 임정우 HD건설기계 유럽권역장은 "이번 계약은 까다로운 군 조달 조건을 충족하며 유럽 현지에서 제품의 성능과 품질, 공급 능력까지 인정받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업 환경과 특수 목적 수요에 맞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건설장비뿐 아니라 공공, 군납, 인프라 복구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폴란드 제3지역군수기지가 추진한 공병 장비 조달 프로젝트다. 폴란드 현지 조달업체가 계약을 주도하고, 디벨론 장비는 현지 유통망을 거쳐 납품되는 구조로 알려졌다. 기본 계약 물량 50대는 오는 11월까지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디벨론 불도저가 유럽 시장에 출시된 지 약 2년 만에 까다로운 군 조달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 건설장비 시장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계 선도 업체의 영향력이 컸지만, HD건설기계는 납기 대응력과 특수 사양 적용 능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폴란드군은 이번 입찰에서 굴착, 평탄화, 토사 이동, 지형 정비, 토목 작업 등 공병 작전 수행 능력을 주요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10시간 이상 연속 작업, 13~20.5t급 운용 중량, 시속 10㎞ 이상 주행 성능 등 실전 운용에 가까운 조건도 포함됐다. HD건설기계는 양산 장비를 기반으로 차체 높이 조절, 주행 속도 상향, 군용 도장 등 고객 맞춤형 요구 사항을 반영했다.
이번 수주는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 안보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있으며, 동부 국경 방어 인프라를 강화하는 '동부방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차·자주포 등 전투 장비뿐 아니라 진지 구축, 도로 정비, 장애물 설치,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공병 장비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민수 건설장비를 군 운용 환경에 맞게 개조해 조달하는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용 군 장비는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이 크지만, 검증된 민수 장비를 활용하면 조달 속도를 높이고 유지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HD건설기계가 이번 계약에서 신속한 납기와 맞춤형 기술 대응을 동시에 제시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물린다.
공급 기종으로 거론되는 디벨론 DD130은 중형 궤도식 불도저다. 4.4ℓ급 퍼킨스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7마력 수준의 성능을 낸다. 도로 건설, 토목 공사, 부지 정비, 토지 복원 작업 등에 활용되는 장비로, 유럽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사양도 갖췄다. 폴란드군은 이를 공병부대의 지형 정비와 인프라 구축 작업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은 HD건설기계가 유럽 공공·방산 조달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군 조달 시장은 품질, 납기, 사후관리 기준이 엄격해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 그러나 한 번 공급 실적을 확보하면 주변국 조달 사업이나 공공 인프라 복구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와 동유럽 인프라 재정비 수요까지 감안하면 중장비 업체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다.
HD건설기계는 유럽에서 굴착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불도저, 굴절식 덤프트럭 등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에서는 북유럽 대형 건설장비 렌탈 기업과 약 200억원 규모의 굴절식 덤프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폴란드군 불도저 공급까지 더해지면서 HD건설기계는 유럽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특수 목적 장비 수주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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