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1%대 하락 마감했다. 다만 증권가와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단기 급등에 따른 기계적 리밸런싱(비중 조절)일 뿐, 펀더멘털 훼손이나 한국 증시 이탈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2.08포인트(1.84%) 내린 8639.4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의 막대한 매도 물량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5조 1125억 원, 1조 812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홀로 6조 952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은 109조 5688억 원에 달해, 과거 2007~2008년 금융위기(62조 원)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25조 원) 당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 IT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2.50%), SK하이닉스(-2.63%), 삼성전기(-5.35%) 등이 하락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 기대로 10.2%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3.3원 오른 1529.7원에 마감했다. 장중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30원대에서 개장하는 등 고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외국인 매도는 리밸런싱… 메모리 슈퍼사이클 꺾인 것 아냐"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폭탄이 한국 증시의 비관적 전망 때문이 아니라, 최근 급등에 따른 '기계적 리밸런싱'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국 증시와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펀드 내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자 이를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뉴욕 월가 출신 여운봉 박사 역시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외국인이 삼전닉스 주식을 연일 팔아치우는 것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자산 내 비중 조절 차원"이라며 긍정적인 뷰를 유지했다.
여 박사는 "AI 수요 폭발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일반 D램 가격까지 오르며 삼전닉스 모두 엄청난 수익 구조를 굳혔다"며 "전문가들이 현재 호황을 장기 슈퍼사이클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는 만큼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임을 감안해 ▲올인 및 추격 매수 경계 ▲일정 금액을 나누는 적립식 투자 ▲여유 자금(생활비 제외) 활용 ▲국내 반도체 ETF 활용 등 4가지 보수적 투자 접근법을 조언했다.
한편, 대형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는 사이 온기는 중소형주와 소외 업종으로 퍼져나갔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기관의 매수세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2%대 넘게 상승하며 코스피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2026~2027년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등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이 20%대 폭등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 그동안 소외됐던 '증권주'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 88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양 시장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65조 8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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