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139km 체인지업·9회 157km 직구 공략… 14경기 연속 안타 '개인 최장 신기록' 달성
도루에 득점까지 '원맨쇼' 시즌 타율 0.324 껑충… '타격 기계' 본능 완벽히 되살아났다
이정후 맹활약에도 샌프란시스코 허무한 패배
[파이낸셜뉴스] 방망이는 뜨겁게 타올랐고 발걸음은 거침없었지만, 동료들의 뼈아픈 실책 하나가 모든 것을 앗아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개인 최장인 14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허무한 패배로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 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상대 선발의 구위에 밀려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던 이정후의 방망이는 경기 후반 번뜩이기 시작했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바뀐 투수 제이컵 웹의 139km짜리 바깥쪽 체인지업을 기술적으로 밀어 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절정의 타격감은 9회초에도 빛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불펜 다니엘 팔렌시아의 한가운데 몰린 157km 강속구를 놓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 쳐 깔끔한 좌전 안타를 작렬시켰다.
단순히 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7회 첫 안타 출루 직후에는 빠른 발을 과시하며 시즌 도루까지 추가해 컵스 배터리를 뒤흔들었다. 비록 후속 타선의 침묵으로 홈을 밟진 못했지만, 누상에서의 압박감은 대단했다.
9회 두 번째 안타 이후에는 결국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우전 안타 때 3루에 안착한 이정후는 맷 채프먼의 희생플라이 타구를 틈타 재빨리 홈을 밟았다. 팽팽한 1-1의 균형을 깨는 짜릿한 득점이었다. 이날 멀티히트 활약으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0.321에서 0.324(216타수 70안타)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눈부신 활약은 팀의 헐거운 뒷문과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빛이 바랬다. 2-1로 리드를 잡은 9회말,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는 피트 크로-암스트롱에게 뼈아픈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다 잡은 승리를 날렸다.
비극의 정점은 연장 10회말에 찾아왔다. 무사 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마이클 부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는데, 우익수 빅터 베리코토가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치명적인 '알까기'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2-3 끝내기 패배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연장 10회를 앞두고 중견수로 위치를 옮겨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정후로서는 그저 허탈하게 동료의 실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지독히도 야속한 하루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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