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재선거, 참청권침해, 애국가만 외쳐주세요', '선동하거나 선동 당하지 마세요.'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를 봉쇄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윤 어게인' 등 극우세력과 선 긋고 참정권 침해만 비판
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오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재선거를 촉구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8500여 명이었던 올림픽공원 내 시위대는 오후 5시 들어 3만2000여 명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시위대에는 20, 30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참정권 침해 논란에 분노를 표출하며 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고,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인이 부정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부정선거론자와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세력과는 선을 긋고 있다. 참정권 침해 비판이 이들의 과격한 주장에 왜곡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과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권과 확실하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사흘 연속 봉쇄 시위에 참여 중이라는 김모씨(35)는 "이 시위는 특정 단체가 먼저 나서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색과는 무관하다. 말 그대로 국민으로서 참정권이 박탈된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라며 "마치 기존에 부정 선거를 주장했던 특정 단체가 이번 시위에 엮인 것처럼 프레임을 짜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파구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박모씨(39)도 "정치색을 떠나 참정권을 지키지 못하면 앞으로 어떤 세상이 벌어질지 걱정이 돼 친구들을 모두 데리고 이번 주말 내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 주도하려던 전한길도 시민 항의 받아
극우 단체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성조기 자제령'도 내려졌다. 시위대는 연신 "다른 나라의 국기를 흔드는 것은 언론과 대중에게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며 "태극기만 흔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유튜버 전한길씨도 한때 시위를 주도하려다 시민의 항의를 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새벽 시위 현장을 찾았다가 일부 참여자들로부터 제지 당했다.
한편 지난 5일 이곳 개표소로 이동된 투표함은 아직 경기장 내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함 외에도 투표지 분류기, 계수기, 개표용 테이블, 상황표 등도 반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들 역시 전날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선관위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개표소 각 입구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과 대치 중인 경찰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질서 유지에 나선 경찰 관계자도 "이날 하루 동안 폭력이나 싸움 신고 접수는 한 건도 없었다"며 "지금처럼 평화로운 분위기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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