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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등에도 시장경보 비켜가
시총 100위 예외 확대 놓고 투자자 보호 기능 재조명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올해 들어 개인 자금만 65조원 넘게 몰렸지만 투자경고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에 대한 투자경고 예외 범위를 확대하면서 시장경보 체계의 투자자 보호 기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말 투자경고종목 지정 제도를 개편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산한 시총 상위 100개 종목을 '초장기상승·불건전유형' 투자경고 지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거래소는 개정 배경으로 "최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에 따라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적은 대형주가 초장기상승·불건전요건 유형의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지정요건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총 상위 100위 대형주는 초장기상승·불건전유형 투자경고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총 상위 100위 종목 관련 예외 규정은 지난해 말 도입됐으며 올해 5월 개정은 기존 규정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외 규정 확대 시기와 반도체 랠리가 겹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현행 시장경보 체계가 투자자 보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8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46.46%, SK하이닉스는 193.55% 상승했다. 시장 급락 직전인 지난 2일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각각 200.67%, 262.52%에 달했다.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534.68%, SK하이닉스는 1037.35% 급등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폭발적이었다.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36조6569억원, SK하이닉스 28조5155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에만 총 65조1724억원이 유입된 셈이다.
반도체 열풍은 레버리지 상품으로까지 확산됐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버스 ETF 16개 상품은 상장 후 3거래일 동안 약 27조8000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관련 상품을 상장 이후 8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으며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5일에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검은 월요일'로 불린 전날 급락장에서도 관련 상품 14종에 5400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거래소는 개정 당시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적은 대형주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하며 제도 실효성 제고를 개정 이유로 제시했다. 또 지정예외 종목에 대해서도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시장감시는 지속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투자경고가 단순한 시장감시 수단을 넘어 투자자들에게 과열 위험을 알리는 사실상의 경고등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제기한다. 투자주의·투자경고 지정 여부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즉시 노출되며 투자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경고 제도가 원래 불공정거래 방지 목적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위험 신호 역할도 한다"며 "최근 반도체주처럼 개인 자금이 집중된 종목이 투자경고 체계 밖에 있게 되면서 투자자 보호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경고 예외 적용이 확대되면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시장경보 체계가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처럼 특정 산업과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는 국면에서는 시총과 관계없이 투자자 위험은 커질 수 있다"며 "시장경보 제도의 목적과 투자자 보호 기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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