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선관위 개혁'에 위원장 상근화 논란...'독립 영역'VS'조직 강화'

정경수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0 16:08

수정 2026.06.10 16:51

선관위 자체 연구도 진행됐지만
국회서 번번이 입법 좌절
"법관 파견 형태" VS "정치 간섭"
법조계에선 의견 엇갈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전국 91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발표한 투표 용지 부족 투표소 50곳에서 사흘 사이 무려 41곳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추가로 있는지 등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은 9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사진=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전국 91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발표한 투표 용지 부족 투표소 50곳에서 사흘 사이 무려 41곳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추가로 있는지 등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은 9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날로 격화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상근화'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 체제는 63년 동안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법조계에서는 독립 영역에 정치가 개입할 수 있다는 개혁 반대론과 조직 강화를 위한 찬성론이 상존한다.

■63년째 비상근 선관위원장
1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4부요인과 긴급회동을 통해 '선관위원장 상근화'를 논의했다.

선거관리위원회법에 따르면 선관위는 9명의 중앙위원을 둘 수 있는데, 지난 1963년 창설된 이후로 9인 체제가 바뀐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또 9명 중 1명만 상근으로 근무하고 명예직인 나머지 8명은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시스템도 제자리다. 선관위원장은 9명의 위원 중 호선(互選)으로 선출되는데, 관례상 현직 대법관이 맡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선관위원들을 상근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선관위도 지난 2023년 자체 연구를 통해 △위원장만 상근 △위원장 포함 3명 상근 △위원 전원 상근 등 3가지 선택지의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국회에서도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이 연이어 관련 법안 발의를 예고하고 있다.

해외는 선관위원에 대한 규정이 우리와 차이가 난다. 미국의 경우, 연방선거위원회(FEC) 위원은 6명으로, 상원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위원장은 위원들 6명이 각각 1년씩 돌아가며 맡는다. 위원장에게 법원에서 근무한 경력도 요구하지 않는다.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모두 상근직이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튀르키예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대법관이 겸직하기도 하지만, 9명뿐인 우리나라와 다르게 대법관수가 월등히 많아 업무 분장에 차질이 없다.

■'독립 영역'VS'조직 강화'
법조계에서 상근화 찬성 측은 기본적인 조직 이해도가 떨어지는 법관이 비상근·단기로 위원장으로 맡았기 때문에 힘을 쓰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역선관위원장을 역임한 한 부장판사는 "위원장으로 법관을 앉혀놨지만 상근이 아니다보니 사무국장이나 사무총장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다"며 "2년마다 옮기는 법관이 시스템을 장악할 수 없고, 책임도 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각급 법원장은 대법원 인사를 통해 정해지고, 선관위원장도 관례상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만약 상근화를 위해 법원장급 파견 인사 명령을 대법원이 진행한다면, 결국 특정 정치 세력의 입맛대로 선관위가 운영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정치색이 강한 사람이 상근 위원장을 한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관 부족을 호소하는 견해도 있다. A부장판사는 "만약 상근화를 위해 법관을 파견한다면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선관위가 전국에 굉장히 많다보니 법원장급 이상의 판사를 보낸다면, 재판 지체 등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사직하는 법관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된 특검 릴레이와 전담재판부 지정은 법관 부족 사태를 심화시킨 것으로 법원 내에선 인식한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도 "현직 판사들에게 선관위원장을 상주하라고 하면, 법관 업무뿐만 아니라 선관위 업무조차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