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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물가와의 전쟁' 1년..무엇을 남겼나

김서연 기자,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07:00

수정 2026.06.11 07:00

"라면값 내려라" 압박 통했지만.. 식품·유통업계, 과도한 통제에 '울상'


서울의 한 마트에 라면에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 라면에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물가와의 전쟁 평가
구분 평가
긍정적 측면 밥상 물가 안정: 정부의 선제적 대응과 강도 높은 관리로 소비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 수행
실질적 가격 인하: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 인하 유도
우려 및 한계 기업 자율성 침해: 과도한 가격 모니터링으로 인한 경영 위축
풍선 효과 우려: 억눌린 물가가 향후 한 번에 폭등할 가능성
투자 위축: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유가·원자재 상승 압박을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으며 투자 감소 우려
(업계 )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이어진 '물가와의 전쟁'에 대한 식품·유통 산업 전반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민생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과도한 가격 통제로 인한 기업의 자율성 침해 우려가 공존하면서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인상 및 원자재값 상승 요인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식품 기업들의 투자 위축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李정부 '물가와의 전쟁' 1년 성적표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전방위적인 규제와 관리 대책을 쏟아내며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라면 한 개에 2000원이냐"며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 계기였다.

이어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불안감까지 커지면서 정부는 전방위 물가 안정책을 내놓고 있다. 올 초 주요 식품기업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 인하 러시가 이어졌다.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물가 안정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고물가 상황과 관련해 "원유 수급은 수출 통제로 충분히 복구해 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물가"라며 "국가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서 상승 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으로, 위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지난 1년 간 추진한 물가 안정책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을 통한 '밥상 물가 안정'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기업의 자율성 침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과도한 가격 모니터링과 물가 압박이 기업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향후 억눌린 물가가 한 번에 튀어 오르는 '풍선 효과'를 부를 수 있다"며 "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 요인을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게 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물가 관리가 상당히 강도 높게 이뤄졌고, 효과도 있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었겠지만 소비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새벽배송' 연착륙 시험대

물가 안정 성과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마케팅학회장)는 "정부가 물가와 관련해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의지를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가 뚜렷하게 안정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평가가 쉽지 않다"며 "어떤 정책을 실행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유통 규제 분야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새벽배송 허용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2월 당·정·청은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규제 완화 논의 자체가 본격화됐다는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이 교수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가 나온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소비자 편익 확대 차원에서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대형마트 규제는 원래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고착화됐다"며 "오프라인 유통이 성장 산업이던 시절의 규제를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