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SK, 日에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짓는다…반도체 공장도 검토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08:37

수정 2026.06.11 08:54

엔비디아와 협력해 2028년 가동 목표
HBM 활용한 'AI 팩토리' 추진
반도체 공장도 검토 "일본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SK그룹이 일본에 인공지능(AI) 전용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자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초대형 AI 인프라를 조성해 일본 기업들의 AI 전환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2028~2029년을 목표로 일본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 추진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AI 팩토리'로 불린다. AI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시설로 SK하이닉스의 최첨단 HBM과 엔비디아 GPU를 결합해 전력 효율성과 연산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SK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우선 내년 한국에 첫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본 프로젝트는 한국에 이은 첫 해외 진출 사례다.

현재 SK는 일본 기업들과 건설 협의를 진행 중이다.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설 규모는 기가와트(GW)급 전력 용량을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도시급 전력 수요에 맞먹는 수준의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넓은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DRAM)을 수직으로 적층해 초고속·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대거 탑재되고 있다.

최 회장은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SK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당초 계획보다 수년 앞당겨 공장 가동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추가 증설이 필요할 경우 해외 생산기지 구축도 검토할 수 있다며 일본을 유력 후보지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기업이 집적돼 있어 필요한 생태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경제 협력을 강화해 공동 시장을 형성하는 이른바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기업이 규제 완화와 공동 조달 등을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SK의 일본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한일 반도체 협력 강화의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