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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정 지은 적 없어"... '인생 걸었다'는 손흥민, 라스트 댄스 거부한 이유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0:36

수정 2026.06.11 10:36

"마지막이라 단정 지은 적 없어"… 네 번째 월드컵 초심으로 돌아간 '캡틴' 소속팀 무득점 날린 멀티골… 태극마크 달면 무서워지는 실전 감각 복병 체코 정조준… "장점만큼 단점도 명확, 확실히 무너뜨린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모두가 '마지막 라스트 댄스'를 말할 때, 정작 당사자는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영원한 캡틴 손흥민(LAFC)이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대중이 예측하는 은퇴 시점 대신, 오직 눈앞의 승리와 팀을 위한 헌신만을 바라보겠다는 독기 어린 다짐이다.

손흥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월드컵 매 경기는 선수로서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한 경기"라며 운명의 체코전을 앞둔 중압감과 각오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선수단의 사기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손흥민은 "내가 오히려 선수들을 진정시켜야 할 정도로 다들 열정적으로 준비했다"며 "그 노력의 꽃이 피었으면 좋겠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눈물을 쏟던 막내는 어느덧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의 기적을 거쳐 대표팀의 대체 불가능한 기둥이 됐다. 축구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만큼 이번이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손흥민의 시선은 달랐다.

그는 "첫 월드컵이든 마지막이든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늘 꿈꾸는 무대"라면서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단정 지은 적은 없다. 주위에서 얘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난 내 역할을 할 뿐이며 내 길을 잘 선택하겠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던 중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던 중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올 시즌 소속팀 LAFC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주변의 애를 태웠던 손흥민이지만, 태극마크를 감싸 안은 그는 완벽하게 다른 선수로 탈바꿈했다. 본선을 코앞에 두고 치른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순식간에 멀티 골을 폭발시키며 실전 감각과 자신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늘 그래왔듯 소속팀에서의 침묵을 대표팀에서 정면 돌파한 셈이다.

첫 관문인 체코는 20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190㎝가 넘는 장신 선수가 10명이나 포진해 강력한 고공 축구를 구사한다. 그러나 캡틴의 사전에 위축이란 단어는 없었다.

손흥민은 "모든 팀은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그 부분을 철저히 분석했고, 경기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장함마저 감도는 과달라하라의 밤, 인생을 걸었다는 손흥민의 발끝이 다시 한번 위대한 기적을 정조준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