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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이도 충분히 떠난다"...전국 도보 여행 50선 신간 [책을 읽읍시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1:02

수정 2026.06.11 11:02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 / 김재철 / 책과나무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 / 김재철 / 책과나무

[파이낸셜뉴스] "자동차 없이도 여행은 충분히 멀리, 그리고 깊이 떠날 수 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 기차, 배를 갈아타고 찾아간 길 위에서 계절의 풍경을 만나고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도보 여행 안내서가 출간됐다. 단순히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를 걸으며 무엇을 보고 쉬어야 하는지까지 발로 확인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재철 이지자산평가 부사장이 저술한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책과나무)'은 그가 2년여간 직접 걸은 전국 100여 곳의 길 가운데 50개 코스를 엄선해 엮은 도보 여행 안내서다.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 동해 두타산 무릉계곡, 인천 무의도와 소무의도, 여수 금오도 비렁길 등 국내 대표 걷기 여행지는 물론, 제주 올레길, 일본 구마노고도와 나카센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탈리아 돌로미테까지 폭넓게 담았다.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계절 밖의 여정'으로 구성됐다. 계절별로 어울리는 길을 따라가며 자연의 변화와 지역의 풍경, 역사와 문화, 음식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봄 편에서는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북한산 우이령길, 춘천 실레마을 이야기길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계절의 기운을 만날 수 있다. 여름 편에는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 인제 소양강 둘레길, 광릉 숲길 등 생명력 넘치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소개된다.

가을 편은 두타산 무릉계곡과 마천루, 문경새재, 오대산 선재길, 민둥산 억새 트레킹 등 사색의 계절에 어울리는 코스로 이어진다. 겨울 편에서는 무의도와 소무의도, 대청호 오백리길, 덕유산과 태백산의 눈꽃 산행 등을 통해 고요하고 깊은 계절의 풍경을 전한다. 해외 여정으로는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일본 구마노고도와 나카센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탈리아 돌로미테가 포함됐다.

저자는 책에서 "걷는다는 것은 결국 삶의 속도를 늦추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동차로 스쳐 지나가던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고, 이름 없이 지나쳤던 골목과 숲길을 천천히 바라보는 시간이야말로 도보 여행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책은 길 위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 지역의 이야기를 통해 여행을 소비가 아닌 회복과 발견의 시간으로 바라본다.

이 책의 장점은 '차 없이 떠나는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각 코스에는 교통수단, 세부 일정, 난이도, 총보행 거리와 시간, 실전 팁, 식도락 정보, 주변 연계 관광지 등이 정리돼 있다. 막연히 한번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실제 여행 계획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대중교통 여행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여행보다 변수가 많다. 버스 배차 간격, 기차 환승, 선착장 이동, 날씨와 노면 상태, 식수와 장비 준비 등 사전에 확인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적인 부분을 숨기지 않고 기록했다.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에서 버스 연결이 여의치 않아 택시를 이용한 경험,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서 배편과 마을버스를 맞춰야 하는 과정, 해외 트레킹에서 숙박과 이동 수단을 준비해야 하는 지점까지 구체적으로 짚는다.

덕분에 책은 감성적인 여행기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가이드북으로 읽힌다.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과 감정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여행 에세이처럼 다가오고, 코스별 정보를 확인할 때는 실제 계획서처럼 활용할 수 있다. 출판사는 이 책에 대해 "전문 트레커뿐 아니라 일상에 지친 직장인, 주말 하루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자인 김재철 부사장은 부산대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보생명과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며 자금운용부장, NH투자증권 상품운용본부장, 울산지역본부장, NH저축은행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이지자산평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실전 유가증권 투자: 사례 중심으로', '노후설계 행복 콘서트'가 있으며, '걸으며 만나는 서울의 기억' 시리즈를 공저했다.
주말마다 배낭을 메고 전국 각지를 걸으며 기록한 여행 경험을 블로그와 걷기 모임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