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100년까지 미래 산불기상지수 전망
고탄소 시나리오서 봄철 산불기상지수 4.35→6.22
강원영동·경북 위험 높고 극한 조건은 최대 2.7배 증가
[파이낸셜뉴스]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1세기 후반 우리나라 봄철 산불기상지수가 현재보다 43%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불이 났을 때 빠르게 번지고 강해질 수 있는 기상 조건이 악화된다는 의미로, 특히 강원영동과 경북지역의 산불 위험 기상 조건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극한 산불기상 조건 발생확률도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현재보다 최대 2.7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1㎞ 해상도의 남한상세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산불기상지수 산출 체계를 마련해 2100년까지 우리나라 봄철 산불 위험 기상 조건을 전망했다.
산불기상지수는 최고기온, 상대습도, 강수량, 풍속 등 4가지 기상요소를 바탕으로 산불 발생 초기에 불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강화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현재 기후로 본 2000~2019년 우리나라 봄철 평균 산불기상지수는 4.35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인 2081~2100년 5.62로 올라 현재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같은 기간 산불기상지수가 6.22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보다 43% 높은 수준이다. 이는 기온 상승으로 산불이 확산되기 쉬운 기상 조건이 더 자주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강원영동과 경북지역의 산불기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봄철 습도가 낮아 건조한 이들 지역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 산불기상지수 평균값이 8 이상으로 전망됐다.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미래 산불 위험 기상 조건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권역별 수치를 보면 경북권은 현재 6.02에서 고탄소 시나리오 기준 21세기 후반 7.77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북권은 현재도 다른 권역보다 산불기상지수가 높은 곳으로, 21세기 후반에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강원권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강원권은 현재 4.11에서 21세기 후반 6.52로 올라 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충북권은 4.08에서 6.00으로 47%, 수도권은 4.72에서 6.87로 46%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극한 산불기상 조건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현재 기후에서 월평균 산불기상지수 상위 5%에 해당하는 임계값을 초과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극한값 발생확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4.8%인 극한산불기상지수 발생확률은 21세기 후반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0.6%,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1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고탄소 시나리오 기준 현재의 약 2.7배다.
지난 20년 자료에서도 산불기상지수와 산불 발생 사이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2000~2019년 우리나라 산불의 70% 이상은 2~5월 봄철에 발생했다. 같은 기간 산불기상지수와 평균 산불 발생 횟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산불기상지수 값이 상위 5%를 넘는 구간에서는 중위 구간보다 산불이 2배 이상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산불기상지수는 산불 발생을 단정하는 지표가 아니다. 기상 조건에 따른 확산 위험을 보여주는 자료이며, 실제 산불 발생에는 사람에 의한 실화, 소각 행위, 산림 관리 상태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기상청은 이번 분석에 사용된 산불기상지수와 표준 시나리오 기반 기후변화 예측 정보를 기후변화 상황지도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