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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전세 계약 연장해 줬다가, '건물주' 아버지 빚 다 떠안게 됐어요" [이런 法]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4 07:00

수정 2026.06.14 07:00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세입자에게 전세 계약 연장을 해줬다가 아버지가 남긴 빚을 모두 떠안을 위기에 처한 한 가족이 법적 조언을 구했다.

돌아가신 후 알게 된 빚...'한정승인' 신청한 가족

최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빚을 떠안게 됐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희 아버지는 오랫동안 부동산 임대업을 하셨다"며 "건물도 여러 채 가지고 계셨는데, 몇 년 전부터 공실이 늘어나면서 사정이 크게 어려워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버지는) 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거나 세입자들의 보증금으로 급한 불을 끄기도 하셨다"며 "저는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채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A씨는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상속 재산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빚이 재산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세입자 보증금에 은행 대출, 개인 빚, 세금까지 대충 계산해 봐도 빚이 재산보다 훨씬 많았다"며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가정법원에 '상속 한정승인'을 신청했다"고 털어놨다.

기존 세입자 전세 연장해주자... 다른 채무자들 "채무도 책임져라" 소송

한정승인을 마친 지 한 달쯤 지났을 무렵, A씨는 오랜 기간 건물 2층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세입자로부터 "계약 만기가 두 달밖에 안 남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세입자는 전세자금 대출을 연장하려면 새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당장 돌려주거나 계약서를 새로 써 달라고 하더라"며 "저희는 한정승인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기존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보증금 같은 기존 계약 조건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계약서의 임대인 이름만 아버지에서 저희 가족으로 바꾸고, 기간을 2년 더 연장해 줬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며 "다른 채권자들이 이 새 계약서를 문제 삼고 나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채권자들은 저희 가족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이상 아버지의 채무 전체를 승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아버지의 빚을 전부 책임지라며 소송까지 걸어왔다"며 "저희 가족은 정말 아버지의 빚을 모두 갚아야 하는 거냐"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임대차 계약은 처분행위 아닌 관리행위"

해당 사연을 접한 우진서 변호사는 "한정승인은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부담하는 제도이고, 상속포기는 상속 자체를 포기하는 제도"라며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3개월 내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법정단순승인이 될 수 있다"며 "상속재산의 매도, 담보 제공, 예금 인출 등이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우 변호사는 "상속재산에 변동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처분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산의 현상 유지나 가치 보전을 위한 행위는 관리행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임대차계약의 동일 조건 연장은 처분행위보다 관리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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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