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최고조 광화문·여의도 응원 풍경
'Be the Reds' 응원티 다시 등장
황인범·오현규 득점에 환호
"손흥민 좋아한다" 외국인 응원단
상인들 월드컵 특수에 미소 만발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 체코전이 열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거리응원 메카' 광화문광장은 대표팀 승리를 기원하는 시민들로 일찌감치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 기준 3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승리의 함성' 등 응원가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응원을 보탰고,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박자에 맞게 손뼉을 쳤다. 후반전에서 황인범과 오현규가 골을 연달아 넣으며 역전 끝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자 시민들은 서로를 얼싸안거나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시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붉은 악마'의 상징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스포츠 축제를 즐겼다. 더운 날씨를 의식해 두건을 두르거나 부채, 손풍기로 무장한 응원객도 여럿 보였다. 2002 한일 월드컵 한국 대표팀 공식 슬로건이었던 'Be the Reds(붉은악마가 돼라)'가 새겨진 티셔츠를 다시 입은 시민도 다수였다. 태극기가 달린 머리띠를 쓰고 온 대학생 김은하씨(23)는 거리 응원에 처음 참여했다. 그는 "국민으로서 하나가 된 느낌이 든다"면서 우리의 응원이 닿아서 대표팀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교환학생 줄리아씨(25)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강인의 팬이다. 그는 "이렇게 큰 전광판으로 이강인이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연차를 내고 광화문광장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축하공연에 참여한 아이돌그룹 '코르티스'의 응원봉을 들고 있던 장모씨(29)는 남자친구 박모씨(31)와 응원에 나섰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그룹의 공연을 보며 한국을 응원하고 월드컵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주변 자영업자들은 모처럼 찾아온 월드컵 특수에 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영업시간을 앞당기며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카페 앞엔 음료를 주문하는 시민 수십 명이 줄을 섰고, 호프집과 포차 등 식당은 예약으로 만석을 이뤘다. 청계천 인근의 한 치킨집 점주는 "점심 예약이 10팀 들어왔는데 더 이상 손님을 받을 수 없어서 대기 명단까지 만들었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가게를 찾아와 주는 손님까지 생각하면 오늘은 정신없이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투자증권이 마련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우 이벤트에 참여한 뒤 현장 부스에서 흰색 모자와 응원봉 등을 건네받았다. 응원 구역 옆에서도 손 선풍기와 부채 등 경품을 나눠줬으며, 근처 푸드트럭에서 커피나 아이스티, 츄러스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국의 승리를 염원했다. 여의도 인근 증권사에 근무하는 손모씨(38)는 "오전 반차를 쓰고 나와 너무 설렌다"며 "키 큰 체코 선수들을 뚫고 이강인 선수가 결승 골을 넣은 뒤 멋지게 세리머니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이모씨(24)는 "가뜩이나 힘든 취업 준비 기간을 겪고 있어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랜만에 활기 넘치는 공간에 오니 숨이 트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연차를 쓰고 현장을 찾은 이모씨(29)는 "처음에 골을 내어줬을 때 '오늘도 지는 건가'하고 주눅이 들었는데 연달아 멋진 골을 넣어줘서 기뻤다"면서 "확실히 다 모여서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니까 좋은 기운 받아 가는 느낌이고 끝까지 열정적으로 임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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