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듀오에 완벽히 압도당했다"… 체코 언론의 깨끗한 백기
'패스 마스터' 백승호 중원 장악력에 경악… "창의성에서 완전한 참패"
고지대 얕보다 다리 풀린 체코… 기압에 궤적 바뀐 공에 '허우적'
[파이낸셜뉴스] 상대국 언론마저 깨끗하게 백기를 들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실력 차이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맹공에 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인 체코의 주요 매체들이 "경기력과 전술, 창의성에서 한국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며 자국 대표팀을 향한 매서운 비판과 한국을 향한 찬사를 동시에 쏟아냈다.
체코 축구 전문 매체 'e풋볼'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의 2-1 역전승 직후 "체코는 한국의 전술에 완벽하게 밀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경기 전부터 손흥민(LAFC)과 이강인(PSG) 듀오를 봉쇄해야 한다고 숱하게 경고했지만, 우리 수비진은 두 선수에게 그야말로 농락당했다"며 "손흥민을 막기 위해 거친 파울을 4차례나 범해야 했고, 이강인은 체코 수비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플레이를 성공시켰다"고 탄식했다.
손흥민을 향한 비판 여론이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과는 달리, 체코 현지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체코 공영방송 'CT스포르트'는 "손흥민은 우리 팀의 주포 파트리크 시크보다 무려 세 배나 많은 패스 기회를 창출하며 치명적인 지역으로 침투했다. 코바르 골키퍼의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대량 실점의 굴욕을 맛봤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는 특히 한국의 중원을 지휘한 백승호(버밍엄 시티)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CT스포르트는 "한국과 체코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창의성'이었다"며 "백승호는 17차례 패스 중 15차례를 성공시킨 반면, 체코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는 공격 지역 12번의 패스 중 단 4번만 연결했다. 중원 장악력과 점유율을 내준 순간 패배는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현지 언론과 선수들이 꼽은 또 다른 결정적 패인은 바로 '고지대'였다. 1570m 과달라하라의 척박한 환경을 대비해 일찌감치 미국 유타주에서 2주간 피 토하는 훈련을 견딘 한국과 달리, 경기 직전 저지대에서 넘어온 체코는 산소 부족과 낯선 환경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체코 매체 '스포르트'는 "평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던 프로보트조차 후반 들어 다리가 풀리고 숨을 헐떡였다"고 전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크레이치 역시 "훈련 때 경험하지 못한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났다. 한국의 롱패스는 기압 탓에 생각보다 훨씬 멀리 날아왔고, 내 앞에서도 공이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었다"며 완벽하게 적응에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손·이 듀오'의 클래스, 백승호의 창의성,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치밀한 고산 지대 적응 프로젝트가 빚어낸 완벽한 합작품. 후반 22분 황인범의 환상적인 칩슛과 35분 오현규의 천금 같은 역전 발리골로 승점 3점을 챙긴 대한민국은 체코 언론의 탄식을 뒤로한 채 32강행 '꽃길'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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