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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비트코인, 한때 6만 달러 붕괴, 'AI 독식'에 가상자산 소외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3 09:08

수정 2026.06.13 14:48

-한때 최고가 대비 -50% 폭락 '국장 주식 선물' 상장 등 유동성 다변화에 발 묶이나  
-한 달 새 현물 ETF서 23억 달러 유출… 선물 시장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압박 가속  
-글로벌 거래소의 국내 대형주 선물 출시 등 자금 분산… 美 '클래리티법' 표결 분수령  

비트코인이 11만달러대에 거래되던 지난해 10월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11만달러대에 거래되던 지난해 10월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사상 최고가 대비 정확히 '반토막'이 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6만 달러 선이 붕괴된 비트코인의 약세가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으로의 글로벌 자금 독식 현상 속에 가상자산 현물 ETF의 역대급 자금 유출과 해외 거래소들의 국내 주요 대형주 무기한 선물 상품 출시 등 전방위적인 유동성 다변화가 가상자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6만달러 고점 대비 반토막 폭락, 가상자산 선물시장 '롱 포지션' 연쇄 청산 충격
13일 가상자산 업계와 글로벌 시황 플랫폼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역사적 고점인 12만6000달러선에서 50%가량 밀려나며 장 중 한때 5만9000달러선까지 추락했다. 주말을 앞두고 심리적 지지선인 6만달러 안팎에서 위태로운 공방전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의 일차적 도화선으로 거대한 '레버리지 연쇄 청산'을 꼽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 상승에 베팅했던 레버리지 롱(매수)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당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매도 물량이 다시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제도권의 수급 리스크도 겹쳤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관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무려 23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순유출됐다. 이는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 유출 규모로, 자금 이탈이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자본시장 'AI 독식' 속 유동성 분산, 글로벌 거래소 '국내 대형주 선물' 상장 직격탄
이번 폭락 사태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실물 자산 시장으로의 유동성 분산이 꼽힌다. 가상자산에만 몰리던 글로벌 레버리지 자금이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를 주재료 삼아 뉴욕 증시 등으로 쏠리는 한편, 해외 파생상품 거래소들이 잇달아 선보인 '주식 연계 무기한 선물'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최근 한국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최대 20배까지 레버리지 베팅이 가능한 무기한 선물 상품을 잇달아 상장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가상자산 특유의 고위험·고수익을 쫓던 글로벌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익숙한 한국 대형 우량주 파생상품(국장 주식 선물)으로 대거 분산되면서 비트코인 시장 내 매수세가 급격히 실종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알려졌다.

시장의 한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이란 간 종전 협상 최종 조율' 등 지정학적 안보 위협이 완화되는 호재성 국면이 연출됐음에도 코인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라며 "실체가 뚜렷한 국내외 반도체·자동차 등 실물 자산 파생 시장으로 자금 줄기가 다변화된 탓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눈은 규제 가이드라인으로 '클래리티법' 및 'ARMA'가 반등 변수
자산시장 전반에서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는 비트코인이 향후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의 제도적 가이드라인 도입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상자산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미 상원 본회의 표결을 앞둔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Clarity Act·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의 통과 여부다. 모호했던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어야 대규모 기관 자금의 재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미국 정가에서 최근 발의되어 논의가 시작된 '미국 준비자산 현대화법(ARMA)'과 연계된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 법안 역시 장기적 수급을 결정할 침투 경로로 꼽힌다. 가상자산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의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편입될 경우, 현물 ETF 승인보다 훨씬 강력한 기관 자산 배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말 사이 6만 달러 붕괴로 극대화된 공포 심리는 결국 하반기 미국 규제 입법 스케줄의 구체화 흐름에 따라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같은 가상자산 시장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앤트로픽 AI 미토스 셧다운 직후 "비트코인 반토막 폭락 사태와 가상자산 선물 시장의 변동성이 국가 금융 안보를 흔들 수 있다"며 하반기 '클래리티법' 표결 전, 실리콘밸리와 월가 최고경영자(CEO)들을 백악관으로 부르는 긴급 비밀 청문회를 소집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