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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집값 ‘봄날은 오나’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18 22:51

수정 2009.01.18 22:51



지난해 중·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온 서울·수도권 집값이 올해 들어 심상찮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값이 꿈틀거리더니 최근 들어선 경기 분당과 용인 등 수도권 남부에서도 급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가 줄줄이 시행되고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데다 서울 마곡지구 등에서 수조원대의 토지보상금이 풀려 유동성이 늘면서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18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그동안 집값이 급락세를 보여온 강남권과 분당·용인·김포지역 등은 지난해 말부터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막무가내로 급매물을 내놓던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를 높이고 있다.

강남권은 제2롯데월드 신축 추진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규제완화 등이 예고되면서 주택시장에 가격상승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분당과 용인 등에서는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넘쳐나던 급매물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 인천 송도신도시와 경기 김포시 고촌면 등 수도권 서부지역도 경인운하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중첩되면서 다시 호가가 오르고 있다.

전국 중개업소 네트워크를 통해 시세를 집계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정보업체가 매주 내놓는 시세 동향을 보면 이 같은 추세는 뚜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10∼16일)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권의 기존 아파트와 다른 지역의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뇌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가격상승세는 주목된다.

가장 보수적으로 시세를 집계하는 ‘국민은행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지난주 강남지역 집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멈추고 0%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최근 집값 반등 움직임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표를 단다. 국내외 경기 상황이 여전히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나홀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설 전후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이 나오고 경기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시장은 의외로 빨리 살아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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