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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상승 주춤..숨고르기?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20 22:21

수정 2009.04.20 22:21



“지난주부터 매수문의가 줄어들더니 오늘은 정말 잠잠하네요. 일부 매물은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를 낮춰달라는 주문도 받았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종합상가 내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단기간에 집값이 너무 급등해서인지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인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강남권 재건축은 잠시 보합권을 유지하다가 정부의 규제완화 계획이 명확해지고 경기가 좀 더 풀리면 곧 다시 상승할 것이란 게 이곳 집주인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들어 ‘신거품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강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지난주를 기점으로 주춤하고 있다.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데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폐지 여부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을 놓고 갈팡질팡하면서 혼란을 느낀 매수자들의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강남 집값은 다시 하락을 시작할까.

■급등한 강남권, “급락 가능성 없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강남권 집값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크게 빠질 상황도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무엇보다 자금여력이 있는 풍부한 사람들이 최근 대거 강남에 입성했고 대기 매수 세력도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요즘은 어느 때보다 강남권 진출에 대한 상담이 많다”면서 “당장 추격매수는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급락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좋은 매물이 있으면 여전히 사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적당한 가격의 매물이 나오면 바로 진입하려는 매수세력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근 강남집값 동향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강남권 집값이 다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대폭락 공포 사라져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올해 1·4분기를 지나면서 지난해 말까지 팽배했던 ‘부동산 대폭락’ 공포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버블세븐까지 확산된 집값 상승세가 지역적인 편차나 호가 중심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조만간 ‘반토막’날 것 같은 공포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권순형 J&K투자연구소 대표는 “최근 상승세는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 폭락 공포감을 없애준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조성곤 전략영업센터장은 “정부의 규제완화 혼선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일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강남권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 말과는 확연히 다르다”면서 “강남권 재건축과 경매시장에서 유망 상품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도 연출되는 등 곳곳에서 회복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중장기 전망 여전히 밝아

중장기적으로 강남권은 여전히 가장 유망한 지역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값이 최근 고점 대비 100%까지 회복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 도심 재개발이나 유망 신도시 사업이 주춤하면서 향후 강남권을 대체할 만한 지역은 없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강남권 집값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규제완화가 계속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수익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강남지역은 여전히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이명수 부동산팀장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확실한 대체지역이 나타나지 않는 한 강남권 집값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강남권 진입 타이밍은 올해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올해 초 강남권에 진입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진입시기를 저울질 하는 대기 매수세도 상당히 많다”면서 “향후 정부의 규제완화 계획 방향과 경기 호조 전망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계속될 것인 만큼 급매물이 나온다면 매수해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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