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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 이상 과열..버블이냐? 대세상승 전조냐?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16 22:33

수정 2009.08.16 22:33



‘이상 과열이냐 버블이냐.’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에 최근 이상 과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강화 움직으로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데 비해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는 감정가격 수준을 넘는 고가 낙찰 사례가 속출하고 새로 나온 물건(신건)인 데도 첫 입찰에서 낙찰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상 과열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매시장에서의 신건 낙찰 증가는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기 직전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상 과열이라기보다 본격적인 상승장의 전조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다. 이에 비해 또 다른 한 편에선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부의 규제강화 움직임으로 기존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과열 양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매시장 신건·고가낙찰 급증

16일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법원경매에 나온 아파트 경매물건 286건 중 감정가격보다 높게 낙찰된(낙찰가율 100% 이상) ‘고가 낙찰’이 54건으로 전체의 18.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3월 6건(0.03%)을 기록한 이후 넉달 만에 무려 6배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 5월(21건, 12.5%)과 6월(40건, 15.3%)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했다.

더구나 법원경매에 처음 나오자마자 바로 낙찰되는 신건 낙찰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지역 법원경매에서 낙찰된 물건 260건 중 27건이 신건이다. 이는 5월 신건 낙찰 물건이 12건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신건 낙찰 건수는 올해 2월과 3월에도 각각 3건과 4건에 불과했다. 이어 전통적인 경매 비수기인 지난달에도 신건 낙찰 건수가 29건에 달했다.

이 같은 경매시장 분위기는 실제 법원경매 사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남부지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강서구 방화동 동성아파트 84㎡(전용면적)의 3회차 입찰에는 무려 60명이 몰린 끝에 감정가격(4억4000만원)의 88%인 3억883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아파트 40㎡의 신건 입찰에는 73명이 몰려 감정가격(1억2000만원)의 142%인 1억71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에도 성동구 성수동1가 쌍용아파트 60㎡의 3회차 입찰에 61명이 경쟁을 펼친 끝에 감정가격(3억8000만원)의 97%인 3억6688만원에 낙찰됐다.

■“이상과열” vs “대세상승 전조” 팽팽

부동산컨설팅업체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10여년째 부동산경매에 참여해봤지만 한 물건에 60명 이상 응찰자가 몰리는 것는 거의 손꼽을 정도였는데 올해는 비수기인 여름철에 이 같은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더구나 주택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 낙찰과 신건 낙찰이 증가하는 것은 경매시장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가 낙찰과 신건 낙찰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그만큼 시장에서 향후 부동산시장을 밝게 보고 있고 이런 현상이 수치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물건도 실제 시장에서의 호가나 매매가격을 비교해보면 낙찰가격이 최소 10% 이상 낮은 걸 알 수 있다”며 “더구나 최근 나오는 물건들은 대부분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부동산시장이 바닥일 때 감정가격이 매겨진 물건들이어서 단순히 낙찰가율만 보고 고가 낙찰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대세 상승기를 앞두고 나타나는 신건 낙찰의 경우도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시장을 밝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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