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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공사 300억에 ‘반값 낙찰’..4대江 제대로 살릴까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3 22:13

수정 2009.12.13 22:13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공사에서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 공사와 최저가낙찰제 공사의 낙찰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저가낙찰제 공사는 낙찰률이 평균 60%대에 그친 반면 턴키 공사는 90%가 넘는 높은 낙찰률을 보여 건설사들의 공사 수주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3일 조달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전체 71개 공구 중 지난 7일 현재까지 시공사가 결정된 턴키 공사 16개 공구, 최저가낙찰제 공사 20개 공구의 낙찰률을 분석한 결과, 턴키 공사는 평균 낙찰률이 93.41%인데 비해 최저가낙찰제 공사는 61.90%로 나타났다. 턴키 공사와 최저가낙찰제 공사 낙찰률 차가 무려 31.51%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 공사는 전체 20개 공구 중 35%인 7개 공구가 예정가격의 반토막 수준인 50%대에 낙찰돼 건설사의 경영 부실화 우려는 물론 부실 공사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진영종합건설이 수주한 낙동강 살리기 27공구는 예정가격(620억원)의 50.24%인 311억4800만원에 낙찰돼 낙찰률이 가장 낮았다.
대형 건설사 중에는 현대건설이 1037억원 규모의 낙동강살리기 15공구를 수주했지만 낙찰률은 54.14%에 불과했다. 현대산업개발도 낙동강살리기 16공구(1427억8700만원)를 56.55%에 수주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4대강사업 예산을 빠듯하게 수립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50%대 낙찰률로는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저가낙찰제 공사의 경우 예정가격이 300억원 이상인 공사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해 가장 낮게 써낸 업체의 자격을 심사해 선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턴키 공사는 낙찰률이 90%를 넘어 최저가낙찰제 공사와 대조를 보였다.
플랜트 사업을 위주로 하는 삼성중공업이 이례적으로 토목공사인 영산강살리기2공구 하천정비사업(1487억3100만원)을 94.80%,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강살리기 4공구(3156억원)를 94.49%, 현대건설은 한강살리기 6공구 하천정비공사(2881억1900만원)를 93.20%의 높은 낙찰률로 각각 수주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3847억1500만원 규모의 낙동강살리기 24공구를 99.32%에 수주해 가장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턴키공사 낙찰률이 높은 것은 설계를 민간건설사가 하기 때문에 공사 수주를 위해 설계 수준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급 자재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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