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국민에 본보기 되는 삶 보여주신 분”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19 22:09

수정 2009.08.19 22:09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오전부터 임시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는 여야 정치인, 종교계, 예술계 인사 등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빈소인 병원 지하 2층 특1호실을 찾아 조문하고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문 채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헌화, 분향한 뒤 김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에게 “사람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 고생 많으셨다”고 위로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김 전 대통령 장례는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최고 대우로 치러질 것”이라며 “추모행사가 그분이 남기신 뜻을 새기면서 경건하고 엄숙하게 진행되도록 국민께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김 전 대통령 장례는 국가와 국민이 최대 예우를 갖춰 치르겠다”며 “그분은 민주화와 통합을 위해 노력하신 위대한 분”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정 실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빈소가 정리되고 자리가 잡히면 수석들과 함께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 큰 정치거물이 이렇게 떠나게 돼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며 “이런 거대한 정치인이 계속 정치지도를 해주셔야 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영정 앞에서 잠시 눈을 감은 채 기도한 뒤 유가족들 손을 잡으며 “고생했습니다. 애도를 표합니다”고 위로했다. 이 대법원장은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열고 남북 분단극복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 돌아가셔 애석하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상징이고 국가가 어려울 때 빨리 극복한 분”이라며 “여러 면에서 국민의 정신적 지주였는데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당신을 어렵게 하는 사람들, 괴롭게 하는 사람들, 핍박하는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고 포용하면서 신앙의 진수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 분”이라며 “우리 국민에게 사람으로서 가장 하기 힘든 본보기가 되는 삶을 보여 주신 분인 만큼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네손가락 피아니스트로 널리 알려진 이희아씨도 “해외공연 중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김 전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신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살다가 돌아가셨다”며 “아직 민주주의와 통일이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돌아가셔서 안타깝고 슬프다. 살아남은 우리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활동을 할 때 김 전 대통령과 같이 했었다. 내가 두번째로 감옥에 끌려가 고문을 많이 당했다. 출소해 동교동을 방문했을 때 김 전 대통령께서 웅담을 줬다. 그것을 갈아먹고 몸을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도 빈소를 찾아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생각하고 등대를 잃은 상실감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이홍구, 한명숙, 이현재 전 국무총리, 김명곤 전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천정배 민주당 의원, 한나라당 남경필, 안상수, 윤상현, 홍준표 의원, 베네수엘라 및 터키 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날 오전에는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오열하며 조문한 뒤 “영원한 저의 지도자,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고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출근길 회사원 등의 발길도 이어졌다.


/pio@fnnews.com 박인옥 최순웅 예병정기자

■사진설명=19일 한승수 국무총리(가운데)를 비롯해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등 국무위원들이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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