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타이어 ‘中 리콜’ 사태..외국기업 옥죄기 관행인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23 16:42

수정 2014.11.07 00:12

'중국 언론의 외국기업 손보기인가, 아니면 리쿱(re-coupe) 고무를 이용한 타이어 제조가 문제인가.'

최근 중국에서 금호타이어의 리쿱 고무를 이용한 타이어 제조방식이 언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잔량 고무 이용한 생산 일반화

23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는 리쿱 고무는 물성 변화가 없는 고무로서 대부분의 타이어 업체들은 리쿱 고무와 원고무를 배합해 타이어를 제조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금호타이어의 경우는 회사 자체적으로 리쿱 고무의 사용량을 20% 이내로 한다는 내부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회사별로 잔량 고무를 사용하는 비율은 천차만별이고 재활용 고무가 아닌 이상 타이어 안정성,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 역시 제품·규격 등에 따라 타이어 제조시 리쿱 고무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리쿱 고무는 타이어 제조라인에서 가류(틀안에 넣어 타이어를 찌는 공정) 전 반제품 조립 후 남은 고무로 다시 같은 라인에 투입되기 때문에 이론상 타이어 제조를 위한 고무혼합물의 비율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 송영훈 실장은 "리쿱 고무를 사용한다는 것은 밀가루 반죽 형태의 고무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가 음식을 할 때 밀가루 반죽이 남으면 여분으로 갖고 있다가 다시 필요할 때 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별로, 고무별로 섞는 비율은 다르다"며 "리쿱 고무를 사용해 타이어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기업 옥죄기' 중국 언론의 관행

이번 금호타이어 사태는 중국언론이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적 '품질문제 제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업계 1위 기업이 그 대상이 된다는 것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지적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지난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16%를 기록했다. CCTV가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겨냥해 제작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금호타이어 문제가 집중 조명되면서 금호타이어는 리콜을 선언했고 톈진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중국 내 타이어 시장 1위 기업이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지난해 소비자의 날에는 다국적 기업 휴렛팩커드가 CCTV로부터 난타당해 컴퓨터시장 점유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며 중국 업체 레노보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꼬투리를 잡으려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한 것 아니냐"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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