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묵직한 연극 두편...보이체크 vs 우어 파우스트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5 18:25

수정 2014.11.05 14:39

묵직한 연극 두 편이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두 편 모두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독일 고전이면서 해외 연출 거장들이 총대를 메고 있다는 게 공통점. 실력파 배우들의 대거 출연도 솔깃하다.

개막은 국립극단의 '보이체크'가 먼저다. 오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무대에 오를 '보이체크'는 독일 극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유작이다. 스물네살 요절한 뷔히너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전 돌연 숨을 거뒀고 이로 인해 '보이체크'는 그간 여러 버전이 나왔다. 연출가의 색깔따라 작품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폴란드 유명 연출가 타데우시 브라데츠키(56)가 연출을 맡는다. 1781년 설립돼 폴란드의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도 전통을 꿋꿋이 지켜온 폴란드 스타리 극장 예술감독 출신이다.

'보이체크'는 1830년대 독일의 한 가난한 청년의 이야기다. 비인간적인 권력구조 속에서 하등인간으로 취급받다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는 보이체크를 통해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브라데츠키는 "가족과 사랑은 보이체크에게 절대선이고 자신을 인간으로 만드는 최소 조건이지만, 그것을 빼앗겼을 때 그는 어떠했겠는가. 보이체크는 현대가 만들어낸 사회적 범죄자이다"라고 말한다. 이호재, 정상철, 서상원, 서주희, 박완규가 나온다.

독일의 저명 연출가 다비드 보쉬(32)가 연출하는 '우어 파우스트'는 다음달 3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우어'라는 독일어는 '원형', '원조'라는 뜻으로 '우어 파우스트'는 괴테가 1775년 발표한 '초고 파우스트'를 말한다. 괴테는 이를 시작으로 1808년 '파우스트' 1부, 1831년 '파우스트' 2부를 마쳤다. '우어 파우스트'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30대. 이 날카로운 눈빛의 연출가는 토머스 오스터마이어, 미하엘 탈하이머 등 세계적인 연출가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50인 연출자' 중 한 사람이다. 현재 에센극장 상임연출가로 일하고 있다.

보쉬의 무대는 고전 텍스트 안에서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상상력을 과시해왔다.
그는 "위기의 중년 남자인 파우스트와 사춘기 소녀인 그레첸, 그녀를 잃을까 걱정하는 오빠 발렌틴 등 인물 관계를 부각할 것이다. 신과 악마의 관계나 그레첸과 파우스트의 신분 격차 등도 다룰 것"이라고 했다.
명동예술극장이 해외 연출가를 초청, 제작하는 첫 연극으로, 이 극장은 2년여간 이 작품에 공을 들였다. 정보석, 이남희, 정규수 출연.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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