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NASA “우주 로봇을 성냥갑 크기로 축소한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3 17:17

수정 2011.01.13 17:17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냉장고 무게만한 화성 표면 탐사기를 성냥갑 크기로 줄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사 나노센터 탐사기술부를 총괄하는 메야 메야판(Meyya Meyyappan) 연구소장(포스텍 WCU 교수)은 국내 처음으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주 개발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는 '나노테크놀로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나노 기술이 적용된 우주선은 천문학적 수준의 우주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어떤 물체를 지구 궤도상으로 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당 2만50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우주선의 무게를 1000t 수준으로 볼 때 우주 개발 비용은 어마어마한 규모가 된다"고 말했다.

나노기술은 첨단기기의 회로 물질·소자·시스템을 100㎚ 크기 이하로 축소하거나 디지털 정보 및 전기신호 전달을 획기적으로 개선 가능하다.

나사는 화성 표면의 돌을 분석하기 위해 200㎏에 달하는 '마스로어'라는 로봇을 제작했다.

나노기술을 적용해 탐사기계를 성냥갑 크기로 줄여 우주로 쏘아올리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메야판 연구소장은 "나노기술 및 나노물질을 이용해 우주선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과 소재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우주 과학 연구 분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기술은 우주선 동력 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메야판 연구소장은 "화성 등 우주로 갈 때 전력을 생산할 곳이 없기 때문에 전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큰 태양열 패널이 필요하다"며 "나노기술을 적용해 소자를 작게 만들면 적은 전력을 소모해 장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나사 우주선은 휴스턴과 지속적인 통신을 하거나 조종실 내 우주 비행사에게 압축공기를 활용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나노 기술은 소자를 최소화해 전력 낭비를 크게 줄인다는 것이다.

나노기술은 우주선뿐만 아니라 비행기 제작에도 활용된다. 그는 "우주선에 이용하는 기술을 비행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보잉이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787비행기가 조만간 나오는 데 비행기의 50% 이상을 나노복합 물질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재료로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달리 나노복합체는 비행기 안의 공기를 더욱 더 좋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비행 뒤 피로감도 줄인다.

나노기술은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쏟는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나노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를 적용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및 차세대TV 개발에 분주하다.

메야판 연구소장은 "나사가 나노기술 연구를 시작할 때는 우주 탐험과 관련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우주 기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선 조정실 내 독성 오염도를 측정하는 카본디옥사이드 모니터링 센서의 경우 나노기술을 적용해 소방관의 휴대폰에 부착할 정도로 작게 만들면 무거운 센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우주 비행사의 생존에 중요한 독성 오염도를 측정하는 나노센서는 소방관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응용해 장착하는 등 우리가 사는 사회에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메야판 연구소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 나노센터 탐사기술부를 총괄하는 메야 메야판(Meyya Meyyappan) 연구소장은 우주 개발에 필요한 나노기술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메야판 연구소장은 포스텍 WCU(World Class University) 교수로 초청돼 최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WCU 교수 제도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나 이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석학을 국내로 초빙, 공동연구를 하는 시스템이다.

메야판 연구소장이 몸 담고 있는 나사 나노센터는 애임스 리서치센터에 있다. 애임스는 우주과학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30분 정도 거리로 스탠퍼드 대학과 가깝다. 애임스 리서치센터는 9개의 나사 센터 중 한 곳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네디 우주센터는 우주왕복선과 같은 셔틀을 발사시키는 곳이다. 휴스턴에서는 우주선과 연락을 취하는 센터가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제트 추진 연구소는 화성 등 행성에 관련된 일을 한다. 나사 애임스 연구소는 우주선 신소재 및 소자 개발 등을 한다.

메야판 연구소장은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우주개발 및 실생활에 필요한 나노소재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나로호 발사 실패 이후 러시아와 별도로 독자 발사체 개발에 착수하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메야판 연구소장의 연구는 우주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신소재 개발 등에 중요한 분야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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