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 대형-중소형빌딩 '공실률 양극화' 심화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29 17:40

수정 2012.01.29 17:40

강남 테헤란로 빌딩 밀집지역
강남 테헤란로 빌딩 밀집지역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서울 강남권 오피스시장에서 대형과 중소형 빌딩 간 공실률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빌딩은 3년 만에 공실률이 2%대의 완전 임대 상태를 보인 데 비해 중소형 빌딩은 공실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형 빌딩 소유자들이 입주기업 유치를 위해 계약자에게 일정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 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중소형빌딩 시장은 역임대난마저 빚어지고 있다.

 ■대형, 3년 만에 2%대 완전임대

 29일 빌딩업계와 다국적 부동산컨설팅업체 ERA코리아에 따르면 강남권의 505개 오피스빌딩의 공실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4분기 기준, 평균 6.6%로 같은 해 1·4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하지만 대형빌딩(연면적 1만65000㎡ 이상)은 공실률이 떨어지고 중소형(9900㎡)은 치솟으면서 빌딩 규모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실제 지난해 4·4분기 대형빌딩의 공실률은 2.4%로 전분기에 비해 0.8%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중소형은 공실률이 8.5%로 대형의 3.5배에 달하면서 전분기보다 1.4%포인트나 상승했다.
대형과 중소형 빌딩 간 공실률 격차가 6.1%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강남권에서 대형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2%대의 완전 임대 상태를 보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ERA코리아 장진택 이사는 "강남권에 입주하는 대기업은 정주성이 강한 데다 지난해 강남권의 대형빌딩 신규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대기업은 경기가 좋기 때문에 확장 이전하는 경우도 있었고 지난해 정보기술(IT)업체들이 대형 빌딩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대형빌딩 신규 임차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형 '렌트프리'… 역임대난

 이에 비해 지난해 선릉공원 인근, 봉은사로, 교보사거리 주변 등 신규 중소형 오피스가 꾸준히 공급되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의 이전이 증가하면서 중소형빌딩의 공실률은 상승했다.

 ERA코리아 장 이사는 "중소형 오피스빌딩 주 수요층인 중견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저렴한 임대료에 편리하고 넉넉한 주차공간과 깨끗한 부대시설을 갖춘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와 성동구 성수동 일대 등의 아파트형공장이나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테크노밸리 등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다"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경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어 중소형빌딩의 신규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알투코리아 김태호 이사는 "중소형 빌딩은 기존에 쌓여 있던 공실의 해소속도가 느려 대형빌딩보다 아직 공실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 오피스의 공실률이 높아지자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거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오피스임대 전문업체 'THE 바른' 민경조 팀장은 "기존에 대형빌딩에서나 볼 수 있었던 '렌트프리'가 강남권에서는 중소형 빌딩 임대에도 마케팅 전략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면서 "1년 계약에 1개월 정도 렌트프리를 제공해 10%가량 임대료 할인을 하는 경우도 많고 인테리어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강남권 오피스의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한 경쟁력 없는 노후화된 중소형빌딩과 대형빌딩 간 공실률 양극화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