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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도 그리스처럼?…민간채권단 '불안'

김신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03 14:28

수정 2012.02.03 14:28

포르투갈이 '제2의 그리스'로 부상하면서 은행을 비롯한 민간채권단이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포르투갈이 그리스처럼 민간채권단에 손실(헤어컷)을 안길까봐 걱정하고 있다. 이 나라가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780억유로(약 114조5500억원)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충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포르투갈이 결국에는 그리스처럼 민간채권단에 일정 규모의 손실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르투갈 경제는 올해 3% 역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실업률은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최고 수준인 13.6%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유로존 편입 이후 최고치인 17%까지 치솟았다.
신용부도스와프(CDS)시장에서는 5년 만기 포르투갈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70%로 평가하고 있다.

현지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휴는 "그리스와 민간채권단 사이의 협상 결과와는 무관하게 포르투갈이 그리스와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상 포르투갈은 부채부담을 더는 것 외에는 더 잃을 게 없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노바 경영·경제스쿨 조교수인 프란세스코 프랑코는 "포르투갈의 긴축노력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협상이 성공하면 포르투갈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르투갈 정부는 돈보다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페드로 파소스 코엘료 포르투갈 총리는 최근에도 "어떤 비용을 치러도 포르투갈은 지난해 5월 합의한 구제금융 지원 합의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IMF도 포르투갈은 그리스와 상황이 달라 그리스의 전철을 밟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IMF의 포르투갈 리스본 사무소 책임자인 알버트 재거는 "힘겹겠지만 우리는 포르투갈의 다른 면에 주목하고 있다"며 "포르투갈은 (그리스보다) 훨씬 효율적인 세제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사회적 공감대가 탄탄한 것도 포르투갈의 강점으로 꼽았다.

재거는 또 포르투갈의 상황은 그리스만큼 위급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나라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2%로 190%에 달하는 그리스보다 양호하고 내년 9월에나 90억유로(약 13조2100억원)의 부채만기를 맞게 돼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raskol@fnnews.com 김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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