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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이너의 외도..피터 슈라이어 첫 개인전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24 17:27

수정 2012.09.24 17:27

피터 슈라이어
피터 슈라이어


지난 17일 기아자동차 준준형 세단 'K3'가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K5' 'K7' 'K9'에 이은 이른바 K시리즈의 막내인 K3를 디자인한 이는 지난 1980년부터 2006년까지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59). 그는 현재 기아자동차의 CDO(Chief Design Officer), 즉 최고디자인책임자 겸 부사장으로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재규어의 이안 칼럼, BMW 7시리즈의 크리스 뱅글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그가 '외도'를 시작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아니라 순수 미술작가로서 생애 첫 개인전을 연 것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현대에서 시작된 그의 첫 개인전에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작업한 드로잉, 설치, 회화작품 등 60여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자동차 디자이너로 살아온 자신의 내면을 숨김없이 꺼내어 관객에게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이번 전시에 나온 슈라이어의 작품은 다종 다양하다. 자동기술법에 따라 빠르게 그려진 드로잉이 있는가 하면 장난감 자동차나 동물원같이 어린 시절 추억이 듬뿍 담긴 소품, '꿈의 비행'을 소재로 한 대형 회화작품, 전남 담양 소쇄원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설치작품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작품들이 나왔다.


전시회 오픈에 앞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슈라이어는 "작품 하나하나를 타인에게 보여준 적은 있지만 내가 작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전시는 마치 내 자화상을 세상에 공개하듯이 나 자신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슈라이어는 디자인과 미술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미술과 디자인은 굉장히 다르지만 서로 영향을 끼치고 공존하는 분야"라고 전제한 뒤 "성공적인 디자인은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반면 미술작업은 소비자(관객)의 호응에 연연하지 않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02)519-0800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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