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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박근혜·오바마 통역 없이 로즈가든 산책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8 17:06

수정 2014.11.06 14:52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정상 간 처음 만남임에도 친밀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약 75분이 예정돼 있었다. 정상회담 30분, 오찬회담 45분 뒤 공동기자회견 순으로 이어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찬회담이 다소 길어진 데다 예정에도 없던 양 정상 간 사적인 대화까지 이어지면서 공동기자회견이 10여분 정도 늦춰졌다.

양국 정상은 그 10분을 통역도 없이 단 둘이 산책하며, 서로의 가족관계 등을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오찬회담 직전 박 대통령에게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산책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따라 두 정상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통역 없이 로즈가든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를 10여분간 걸었다.


정상.오찬회담에서도 양 정상 간 화기애애함이 묻어났다. 박 대통령은 오찬회담이 시작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중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blessed)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제 이름인 박근혜의 '혜'자도 축복(blessing)이라는 뜻이어서 우리 두 사람이 이름부터가 상당히 공유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브이(V)' 사인을 하면서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처음 만나는 정상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을 각별히 배려했다. 오찬회담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데다 두 정상이 예정에 없던 백악관 내 로즈가든을 따라 놓여진 복도를 걸으며 환담하기도 했다. 또 기자회견에서는 박대통령을 따뜻한 눈으로 바로보기도 했고 정상회담 중에는 박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자세를 낮춰 앉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정상은 각자 선물을 전달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각각 선물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액자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정상·오찬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한국요리 책자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한국요리 책자를 선물한 이유에 대해 "미셸 여사가 김치도 만든다고 해서 선물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면서 지난 1965년 부모님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투숙했을 때 사인한 방명록을 발견하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고 윤 장관은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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