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대 허리 휘고 발목 잡는 대학 등록금.. 90% “너무 비싸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26 11:24

수정 2013.11.26 11:24

20대 허리 휘고 발목 잡는 대학 등록금.. 90% “너무 비싸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소를 팔아 소의 뼈로 세운 탑이란 뜻의 우골탑(牛骨塔)도 이제는 옛말이다. 88만원 세대, 비정규직으로 대변되는 20대 청춘들에게 1년에 천만원을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은 큰 부담이다. 그마저도 팔 소가 없는 20대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자금 대출 등 빚을 내서 대학을 졸업한다. 생활고에 허리는 휘고 대학을 졸업해도 남은 빚이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70~80%에 달하는 높은 대학 입학률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 시장은 좁기만 하다. 우골탑이란 말보다 인골탑(人骨塔)이란 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학자금 대출 경험이 있는 만 19~49세 성인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및 학자금 대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0.3%가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응답했다. 또 10명 중 6명(60.1%)은 대학 등록금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65.2%)이 남성(55.6%)보다 등록금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절반(49.3%) 가량은 대학 등록금 문제로 휴학을 고려한 적도 있었으며, 실제 22.9%가 휴학을 한 경험이 있었다. 심지어 자퇴를 고려했다는 응답도 15.4%에 달했다.

하지만 높은 대학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7명(70%)은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 졸업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20대 허리 휘고 발목 잡는 대학 등록금.. 90% “너무 비싸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대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마련한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약 61.3%는 학자금 대출이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제도지만, 자칫 학생신분으로 빚더미에 앉게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대학(원)생에게 없어서는 안될 유용한 제도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7.4%에 머물렀다.

또 전체 응답자의 65.4%가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10명 중 9명(90.4%)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최소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학자금 대출의 상환 기간이 길어졌으면 좋겠다고 응답한 사람도 절반 이상(55.4%)이었다.

대학 졸업을 한 일반인 중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한 응답자는 59.6%에 머물렀다. 상환 기간은 대체로 취업 후 1~3년(41.8%) 내지 3~5년(24.1%)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전(11.9%)이나 취업 후 1년 이내(11.5%)의 이른 시간 내에 대출금을 갚은 경우는 드물었다.


또 대출금을 전혀 상환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5.9%였다. 특히 20대(18.5%)의 비중이 높았으며, 향후 상환 예상시기는 3~5년(33.9%) 또는 5~8년(28.1%)이었다.


설문을 진행한 엠브레인모니터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여러 가지 사정을 앞세워 매년 등록금을 올리는데 급급한 사이, '반값 등록금' 공약은 점차 흐지부지 되는 모양새"라며 "그러다보니 학자금 대출에 의존하는 학생과 가계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취업 후에도 발목을 잡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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