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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TV사업, 어디로 가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29 18:55

수정 2013.11.29 18:55

한때 '잡스의 마지막 목표'로 불렸지만 몇 년째 뜸만 들이는 애플의 TV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에서 뒤쳐진다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애플의 인수합병 움직임을 두고 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011년 발표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서전을 살펴보면 잡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i TV'로 추정된다. 그는 본문에서 "애플의 클라우드 시스템과 함께 모든 전자기기가 별다른 장애 없이 동기화되는 통합된 형태의 TV를 만들고 싶다"며 "마침내 나는 해 냈다"고 밝혔다. 과연 그가 뭘 해낸 걸까?

■혁신 없는 '애플TV'...아쉬움만 남겨

애플은 2007년 1세대 '애플TV'를 내놓으며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셋톱박스 형태로 생긴 애플 TV는 스마트 TV를 표방했으나 사실상 케이블 방송 셋톱박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3년 뒤 2세대, 지난해 3세대 애플 TV를 내 놓았으며 애플의 콘텐츠 상점인 'iTune'를 통해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다운 받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의 TV 사업 전반을 다루는 기사에서 애플TV가 경쟁사 제품들에 비해 "투박하고 평범하다"고 묘사했다.

이는 타당한 지적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원'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 모두 비디오 게임기로 개발되었으나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지향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애플TV가 보여주는 거의 모든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애플 TV는 혁신과도 거리가 멀다. 구글이 올 7월 발표한 모바일 기기 '구글 캐스트'를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어느 모바일 기기에 표시되는 화면도 TV로 옮길 수 있으나 애플TV로 같은 기능을 수행하려면 별도의 부가장비를 더 사야 한다. 반면 구글캐스트는 애플 TV의 3분의 1 가격이다.

■동작인식 기업 인수, 애플의 의중은?

이에 대해 애플TV은 새로운 'iTV'를 준비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팀 쿡 애플 CEO는 올해 기존의 애플TV 대신 새로운 TV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시사해 왔으나 아직 특별한 공식발표는 미루고 있다. 이달 중순 업계 소식통에 의하면 애플은 이미 TV 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스마트 시계(시계형 컴퓨터)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으나 지난 25일 애플은 이스라엘 동작인식기술 전문기업 프라임센스를 3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혀 파문을 모았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종종 작지만 기술력 있는 회사를 인수해 왔다"며 "앞으로 특별한 계획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프라임 센스는 MS의 동작인식 시스템 '키넥트'개발에 일조한 회사이기도 하다.

미국 제프리 증권은 이번 인수를 두고 "애플이 가전 산업에서 사용할 기술은 필시 대단히 중대한 성격을 가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이폰 카메라에 적용할 3D 기술에 대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의 향방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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