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중소형주 시장 살아나자 ‘빚투자’ 고개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19 17:04

수정 2014.10.30 14:23

중소형주 시장 살아나자 ‘빚투자’ 고개

올 들어 중소형주 시장이 점차 살아나면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현상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과열 구간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우호적인 코스닥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일부 종목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1조9400억원으로 올 들어 580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 6일과 8일을 제외하고는 9거래일 연속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란 개인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90일간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갚아야 할 기한부 부채지만 주식시장이 급락해 해당 주식이 최소담보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반대매매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지난 한 해 연간 기준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1930억원가량 증가했다. 다만 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등에 따른 기대감에 개인들의 베팅이 늘며 지난해 6월 5일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은 2조36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6월 26일 기록한 2조3238억원의 직전 최대치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다만 이후 과열됐던 코스닥시장이 매력이 시들해지며 개인들의 깡통계좌가 속출하기도 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코스닥지수가 빠지면서 신용융자를 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팔거나, 반등 시에도 차익매물을 쏟아내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됐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는 1조8000억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갑작스러운 악재로 크게 흔들리는 코스닥시장에 반대매매로 인해 더 큰 충격의 물량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개인들이 빚을 내 투자한 종목들은 올 들어 대부분 주가가 올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용매물은 증시 급락 시 하락폭을 더욱 크게 확대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종목별로는 지난 16일 현재 에스티아이의 신용잔고 비율이 9.82%로 가장 높았으며, 아프리카TV(9.80%), 큐에스아이(9.50%), 오로라(9.17%), 인프라웨어(9.16%), 누리플랜(9.04%), 다날(8.93%), 모다정보통신(8.86%), 게임빌(8.80%), AP시스템(8.49%), 하이비젼시스템(8.46%), 상신이디피(8.11%), 성호전자(7.99%), 플렉스컴(7.99%), 대아티아이(7.89%), 넥스턴(7.83%), 바이오스페이스(7.82%), 플랜티넷(7.82%), 링네트(7.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1013개 종목 중 신용융자 잔고비율이 시가총액의 5%를 상회하는 곳은 총 96개 종목으로 전체의 9.4%를 기록했다.


증권사 스몰캡 관계자는 "아직 신용잔고가 걱정될 수준은 아니지만 코스닥시장이 한꺼번에 밀리게 된다면 증거금 부족 등으로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들은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가와 이동평균선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코스닥 이격도도 역시 현재 20일선과 60일선, 120일선 모두 100%를 넘어섰다.
이격도는 시장의 과열 수준을 측정하는 수치로, 100%를 넘어설 경우 주가가 과열된 것으로 판단된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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