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中 인터넷 공룡’ 출현에 국내 IT사 발동동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27 17:35

수정 2014.10.29 01:08

‘中 인터넷 공룡’ 출현에 국내 IT사 발동동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세를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자국산업 보호 정책을 펼치는 중국 정부의 비호와 방대한 규모의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고도 성장이 가능했던 텐센트가 이제는 한국에 진출해 자사와 손을 잡지 않은 국내 IT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

이에 반해 우리 IT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에 여전히 신음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규제개혁 움직임이 일며 일부에선 규제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많이 늦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영향력 커지는 텐센트

27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CJ게임즈에 5330억원 투자를 결정해 28%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 14%의 지분 확보로 2대 주주가 됐다. 이 밖에 텐센트는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에 약 160억원을 투자해왔으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키이스트에도 지분 투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지분투자 외에 국내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하는 방식으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스마일 게이트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텐센트와 협력해 서비스하고 있다. 또 텐센트는 다날, 한국사이버결제 등 국내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사들과도 제휴를 하고 이들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998년 설립된 텐센트는 2012년 매출 약 8조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10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으로는 2012년 70조원에서 이듬해에는 2배 성장한 140조원을 기록하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에 이어 전 세계 기업 4위, 아시아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가 이처럼 급성장을 하는데는 국내 IT업체들의 도움이 컸다. 텐센트는 지난 2007년 국내 온라인 개인용 컴퓨터(PC) 게임 던전앤 파이터와 크로스 파이어를 중국에 출시하며 각각 동시 접속자수 300만과 4000만을 기록하며 게임부문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이를 계기로 텐센트는 게임사업을 키워 현재는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게임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까지 더해져 텐센트는 중국 내 거대 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규제 불균형 해소"

문제는 중국이 다각도로 공격을 해오고 있음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IT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규제로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시기가 늦었지만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론도 나오고 있다.

최 실장은 "IT업체들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외국 기업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무대에 진출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법률을 적용해 규제 불균형을 해소시켜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규제에 대한 법안이 계류 중에 있고 미래부의 역차별성 규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특히 글로벌 도약을 제지하는 정부의 규제를 타파하기 위해 글로벌 거대 기업과의 제휴는 필수적이다.

CJ게임즈가 텐센트의 지분투자를 유치한 결정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