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유화학 1분기 성적표 ‘어닝쇼크’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6 17:31

수정 2014.10.28 19:56

정유화학 1분기 성적표 ‘어닝쇼크’

정유화학 업체들의 1.4분기 성적표가 '어닝쇼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정유업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최대 6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업계 역시 중국발 경기침체 등으로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황이 좋지 않아 작년에 비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정유업계, 정제마진 줄어

6일 증권사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정유3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은 모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이상 떨어질 것으로 집계 됐다. 정제마진이 1% 전후로 좋지 않은 데다 화학사업분야 역시 부진한 것이 원인이다.
주로 정제사업을 영위해온 현대오일뱅크 역시 부진한 업황 탓에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4분기 69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 1·4분기에는 약 2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년 사이 수익이 4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감소율로 따지면 60% 이상이다. GS칼텍스와 S-OIL 역시 비슷한 형태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정제마진이 줄고 해외 경기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과거 2~3년간 1·4분기 실적이 좋았지만 올해 1·4분기는 화학사업 마진이 예전만큼 좋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떨어지면 화학사업으로 손해를 메우는데 올해에는 중국 수요 부진으로 화학사업의 마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이 주로 수익을 내왔던 화학사업이 파라자일렌(PX)이다. 의류와 페트병(PET)원료로 쓰이는 PX는 주요 수출국인 중국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t당 1400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PX가격은 지난달 1100달러 수준으로 밀려 수익성이 하락했다.

NH농협증권의 최지환 애널리스트는 "1~2월 회복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이 약세로 돌아선 데다 PX 수익이 축소된 결과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PX사업의 경우 2·4분기에는 수요가 증가해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화학업계, 중국발 악재 여전

화학업계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 위축이 화학제품의 수요 감소, 재고 증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1~2월 내내 부진했던 중국 수출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도 지난 3개월간 t당 10.1%가 하락하면서 화학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업계는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비중이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이 3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여 그나마 전년 동기(4090억원) 대비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중국 수출비중이 큰 금호석화의 경우 마진이 큰 폭으로 줄어 올해 영업이익이 200억원대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전년 동기(780억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1.4분기에 영업이익 97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70억원)보다 약 200억원 감소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0% 하락, 올 1.4분기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중국 합성고무 시장에 재고가 아직 있고 이것이 올 1.4분기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태양광 부문은 중국업체의 구조조정,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 등에 따라 실적 개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화케미칼이나 OCI 등이 최근 중국 태양광업체 구조조정에 따른 수급 조정,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 등으로 수혜를 봤을 것이란 얘기다.


태양광사업에 전력투구하는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4분기엔 90억원의 영업손실을, 직전분기에는 3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해 1·4분기에는 4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화학부문의 실적은 여전히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만, 태양광 부문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성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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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의 이응주 애널리스트는 "한화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 1회성 비용을 제외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관건은 올 1.4분기에 태양광이 얼마나 잘해주느냐인데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부응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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