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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참사] “협업, 소통 아무것도 안돼” 민간잠수사 불만 폭발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3:25

수정 2014.10.28 04:38

【 진도(전남)=권병석기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구조에 전념해야 하는데 협업이 전혀 안된다. 얘기할 사람이 없어 소통도 안된다."

세월호 침몰 구조에 한 몫을 담당했던 민간 잠수사들이 구조 작업에 배제되고 공개적으로 무시를 당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반면 해경과 해군 측은 효율적인 수색작업을 위해 민간 잠수사 투입을 일부 통제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을 뿐 의도적인 작업배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61) 등 민간 다이버들은 23일 "해경이 정조시간에 민간 잠수사를 통제하거나 별다른 설명도 없이 수색작업에 제외돼 대다수는 대기만 하다 돌아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극히 일부의 민간 잠수사가 수중촬영과 상황 파악 정도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5개가 설치돼 있는 가이드라인 중에 하나는 군이, 하나는 해경이, 하나는 군과 계약한 민간업체가 쓰고 나면 민간 다이버는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없다"면서 "물살이 약해져 수색이 용이한 정조시간에 주로 해경과 해군이 작업을 하면서 나머지 시간에 민간 측에 들어가라고 하지만 물살이 세서 사실상 수색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간 잠수사들은 작업에서 제외되는 것도 불만이지만 현장에서 일부 책임자들의 폭언과 무시 등 모욕감도 견디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 민간 다이버는 "어제 민간 다이버 19명이 단정을 타고 현장으로 들어갔는데 바지선 책임자(해경)가 현장 지휘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배를 띄웠다며 호통을 쳤다"면서 "민감한 작업을 수행중이다 보니 서로 예민한 부분이 있지만 당시 공개적으로 무시당하는 것 같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간 잠수사들은 결국 전날 오후 늦게 150여명이 철수하고 현재 30여명의 잠수사만 팽목항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민간 잠수사의 작업 배제는 오해에서 빚어졌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잠수사를 한꺼번에 투입하기 위해 바지선을 더 띄우고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설치할 경우 충돌이나 라인이 얽히는 등 수색작업에 오히려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며 "소조기를 맞아 집중적인 수색을 위해 군과 경, 민간이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과정에서 일부 민간 잠수사들이 제외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현장의 지휘통제는 해경이 맡았지만 민·관·군 잠수사들에 대한 효율적인 지휘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서로 지시와 이행이 겉돌고 원할한 소통 채널도 없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수색이 절실했지만 수색 초기부터 그러지 못했다"며 "지휘체계와 수색방법 등에 대한 매뉴얼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종자 수중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이 연일 계속된 필사의 구조 작업으로 '잠수병'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날 오전 구조·수색 작업을 위해 투입된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명이 마비 증세와, 피로 누적 등을 보여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에 마련된 체임버에서 감압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에는 해군 UDT 소속 상사 한 명이 두통과 팔 마비 증상으로 상당 시간 감압 치료를 받기도 했다.

bsk73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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