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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장 ‘경고등’] 효자서 고민거리 된 스마트폰.. 영업익 2년 만에 8兆 밑돌 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6 16:39

수정 2014.07.06 16:39

[삼성전자 성장 ‘경고등’] 효자서 고민거리 된 스마트폰.. 영업익 2년 만에 8兆 밑돌 듯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성장세가 최근 꺾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하향은 가뜩이나 박스권에 머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8일 2·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8분기 만에 8조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어닝쇼크'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실적 하향은 글로벌시장에서 고속성장을 했던 스마트폰시장 둔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경쟁사인 애플이 오는 9월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6'를 출시할 예정이고 중국 화웨이, ZTE 등의 중저가폰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강세 등 외부요인도 수출기업에 유리하지 않다.

삼성전자가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신사업인 웨어러블컴퓨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목표가·시총 비중도 하락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하면서 실적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주가도 빠지면서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경영진도 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년 전인 2011년 1·4분기 2조7954억원에서 매 분기 큰 폭으로 성장하며 2013년 3·4분기에 10조163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 4·4분기 8조3112억원, 올해 1·4분기 8조4887억원을 기록하며 반전되는 양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2·4분기 실적추정에서 8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조9140억원, 삼성증권은 7조9290억원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는 7조5000억원대로 전망했다.

실적 하향이 이어지면서 최근 한 달간 주가도 10% 이상 빠졌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실적과 흐름을 같이하면서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

시총 비중은 2011년 1·4분기 말 11.88%(우선주 제외)에서 2012년 4·4분기 말 19.95%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줄고 있다. 2013년 3·4분기부터 17%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2·4분기 말 16.88%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최근 들어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2011년 4·4분기 말 평균 목표주가는 127만8000원에서 꾸준히 올라 2013년 2·4분기에 190만원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엔 170만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글로벌시장에서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2·4분기뿐 아니라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 PC도 신규 수요시장에서 교체 수요시장으로 바뀌면서 성장이 둔화됐다"면서 "스마트폰도 이제 일부 개도국을 제외하고 신규 보급이 대부분 이뤄지면서 더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컴퓨터, IoT,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적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악화와 지배구조 개선, 상속 등 사업 외적인 부분의 해법 마련도 쉽지 않아 고민이 더하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들은 미리부터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직원 단속에 나섰다.

최지성 삼성그룹 부회장은 이달 미래전략실 조회에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미래전략실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스권 갇힌 증시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실적우려는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초로 1만7000 선을 돌파했지만 국내 증시는 7년째 박스권으로 답보 상태다.

미국 경기개선에도 국내 기업 실적부진은 계속돼 증시 탈동조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체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외엔 좋은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는데, 삼성전자마저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면서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으로 현대차도 2·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박스권 돌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2·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7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유럽 등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코스피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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