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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별똥별 넌 어디서 왔니?

허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25 17:59

수정 2012.03.25 17:59

[푸른하늘] 별똥별 넌 어디서 왔니?

어느 날 밤 별똥별 하나가 홀연히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그 순간 스치는 생각, '소원을 빌걸….' 많은 사람들은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요.

별똥별은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요? 별똥별을 유성이라고 부른답니다. 유성은 혜성의 아주 작은 부스러기들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들어온 뒤 공기와 마찰에 의해 열을 내며 타버리면서 밤하늘에 멋진 빛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에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 예고 없이 한 개의 유성을 볼 수도 있고, 집중적으로 한 시간에 수십 개씩 떨어지는 유성을 볼 수도 있답니다. 이런 것을 유성우라고 하지요. 유성우는 대부분 혜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그 원인 제공을 한 혜성을 '모(母)혜성'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핼리혜성도 그중 하나입니다. 혜성은 태양에 가깝게 오면 혜성의 핵을 이루고 있던 물질이 증발하면서 많은 먼지 티끌을 지나간 자리에 남깁니다. 지구가 공전하면서 이곳을 지나게 돼 만나면 이 부스러기들이 지구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빛을 내지요.

매년 아름다운 별똥별들이 한 시간에 수십 개 또는 수백 개씩 떨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살펴볼까요? 1월에는 사분의자리 유성우, 5월에는 물병자리 유성우, 8월에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1월에는 사자자리 유성우, 12월에는 쌍둥이자리 유성우 등이 있어요. 유성은 초저녁보다는 새벽에 잘 볼 수 있어요. 밝은 달도 없이 아주 깜깜한 밤이면 더 잘 볼 수 있겠죠.

우리에게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추억을 주는 유성이 우주탐사선이나 우주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핼리혜성의 핵을 촬영하고 연구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1986년에 지오토(Giotto)탐사선을 우주로 보냈답니다. 지오토는 1986년 3월 핼리혜성의 핵에서 불과 605㎞ 떨어진 곳에서 혜성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를 지나며 3000여장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 왔답니다. 그렇지만 2중의 먼지 차폐물이 우주선을 보호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핼리혜성의 먼지가 지오토 우주선을 덮쳐 기계 장치의 일부에 손상을 입혔습니다.
쌀알만 한 입자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엔진에 충격을 가했거든요. 그 충격은 수류탄이 폭발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지요.

그래도 지오토는 능숙한 제어팀의 활약으로 폭발을 면했어요. 그리고 6년 뒤에 다른 혜성과의 만남을 위해 재가동되었답니다. 또 1993년 미항공우주국(NASA)은 페르세우스 별자리 유성우를 피하기 위해 8월 4일로 예정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를 연기한 적도 있답니다.
혜성의 먼지 잔해가 우주왕복선을 크게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우주탐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러한 혜성의 먼지입자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세운답니다. 인공위성 표면만 약간 유성우에 노출시키고 가장 중요한 장비들은 보호하기 위하여 운행방향을 약간 수정하기도 하고요.

어때요? 우리에게는 멋진 별똥별인데 우주 탐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인공위성, 우주탐사선에는 아름다운 별똥별이 아닌 귀찮은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겠죠? 그래도 우리는 별똥별을 기다리며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멋진 소원을 만들어 봐요.

글 : 방일순 서울인왕초등학교 교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료 제공>

pado@fnnews.com 허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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