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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 마감..‘운명의 날’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30 20:48

수정 2009.03.30 20:48



감사보고서 마감일(31일)이 다가오면서 실적 변동과 감사의견 거절이 잇따르고 있어 주의보가 내려졌다.

외부감사 결과 기존 기업이 발표했던 실적은 물론 자본금 등 재무제표마저 크게 악화되면서 자본잠식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계기업일수록 감사보고서 제출을 마지막까지 미루는 경우가 많아 종료시점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실적 변동 급변동 주의보

마감일이 되면서 실적 변동도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유성티에스아이는 감사결과 영업손실이 64억원에서 72억원으로 늘었고 순순실 역시 152억원에서 184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유성티에스아이는 이날 2008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이라고 밝히며 상장폐지를 예고했다.


씨앤우방랜드는 이날 외부 감사 결과,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손실이 102억원에서 714억원으로 증가했고 당기순손실도 102억원에서 695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자본총계도 1375억원에서 906억원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41%에서 76%로 늘어났다.

서광건설산업은 이날 외부 감사 결과 지난해 영업손실이 243억원에서 267억원으로 늘었다고 정정했다. 당기순손실은 344억원에서 566억원으로 늘었다고 정정공시했다. 자본총계는 269억원에서 47억원으로 급감했다.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본부는 이날 서광건설산업의 자본금이 91% 잠식됐다면서 31일까지 해소사유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코스피시장에서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은 씨앤중공업, 유성티에스아이, 지비에스, 유리이에스, 기린, 케이엠에이치, 마이크로닉스, 세신, BHK 등 9개다.

신성건설은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으며 한신DNP와 BHK, 한창제지, 씨앤우방과 씨앤중공업 대우전자부품은 자본금 50% 이상 잠식됐다. 2년 연속 자본잠식이 50% 이상일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고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본잠식 50% 이상과 매출액 50억원 이하인 사실이 드러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 그랜드포트, 자강, 나노하이텍, 케이이엔지, 사이버패스, 에스티앤아이가 감사의견 거절로, 희훈디앤지, 엘림에듀는 전액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대상에 추가됐다.

■상장폐지, 크게 늘어날지도

지난해 의견거절로 상장 폐지된 기업은 모두 13개사다. 하지만 30일 현재, 코스닥시장에서만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은 모두 26개. 코스피시장 9개를 포함하면 35개사로 급증했다.

지난 27일 기준, 자본잠식과 매출액 30억원 미달 등으로 인해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신규지정된 상장사는 39개. 관리종목은 75개로 급증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마감일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는지는 31일 오후 7시 이후에나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한계기업들은 제출 기한 마지막 까지 보고서 제출을 늦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경기와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이 요행을 통해 퇴출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면서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이나 자본잠식을 통한 상장폐지가 크게 늘어날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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