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場 좋을때..” 너도나도 유동성 확보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2 17:31

수정 2009.05.12 17:31



기업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가 최근 상승흐름을 타면서 자금조달 창구 기능을 회복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노력은 헛되지 않아 최근 유동성 확보에 나선 기업들은 당초 의도한 대로 또는 그 이상의 시중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은 타이밍 싸움이라는 격언을 다시 입증한 것.

■각광받는 주식관련 사채

최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식관련 사채가 회사채나 유상증자를 제치고 기업들의 주요한 자금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BW가 기업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미 기아차, 아시아나항공, 대우차판매 등이 BW 공모로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 동부하이텍(150억원), 동부제철(350억원), 한국슈넬제약(170억원), 금호타이어(800억원), 이수화학(200억원) 등도 운영자금 확보 수단으로 BW 발행을 선택했다.

BW뿐 아니라 CB와 EB를 발행하는 기업도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금속(300억원), 인프라웨어(63억원), 인스프리트(60억원), 남한제지(90억원), 동부하이텍(550억원) 등은 CB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 HS홀딩스(45억원), 현대시멘트(200억원) 등은 자금조달 방법으로 EB 발행을 결정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주식관련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은 BW와 CB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BW나 CB는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유상증자에 비해 대주주의 자금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부채가 자기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최근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주당가치 희석이라는 부문보다는 당장의 자금조달 측면이 부각되면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도 꾸준한 증가세

유상증자가 기업 자금조달의 제1 창구라는 위치가 최근에는 다소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증자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법 중 하나다. 특히 최근과 같이 증시 상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유상증자는 덩달아 늘어난다.

HMC투자증권이 200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비롯해 한진해운(2000억원), 남광토건(850억원), 대한전선(1000억원) 등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메리츠종합금융(333억원), 흥아해운(305억원), 휴리프(150억원), 대양금속(150억원), 신성홀딩스(55억원) 등도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코스닥상장사들도 이 같은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특수건설이 272억원 규모를 유상증자키로 했고 아이니츠(41억원), 미주레일(35억원), 핸디소프트(228억원), 비젼하이테크(130억원) 등도 자금조달에 나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자금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며 “대규모 유상증자가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호전된 방증”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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