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中기업 한국 상장 러시 “니하오”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4 08:55

수정 2009.05.24 16:32

중국 기업들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몰려 오고 있다.

국내 증시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도 국내 증시에 관심을 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몰려오는 중국 기업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 기업이 20∼30개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한 중국 기업은 4∼7개 정도로 추정된다.
또 올 들어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체결한 중국 기업이 7개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맺고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24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비공식적인 계약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만 코웰이홀딩스, 연합과기, 3노드디지탈, 화풍집단, 중국식품포장, 중국원양자원 등 6개사에 달하고 있으며 오는 29일에는 차이나그레이트스타가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된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10개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에 공들이는 국내 증권사

현재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이 가장 공격적으로 중국기업 상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중국 기업공개(IPO)팀을 별로도 두고 인력도 확충한 상태다.

한화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중국 기업 IPO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미 동흠유한공사, 이지파인, 의달식물유지유한공사, 세인트마리아윤활유유한공사 등 중국 기업 4개사와 IPO 주간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복건유룡, 항주우방, 방정과기 등 3개사와 IPO 주간사 계약을 맺었다.

이밖에 대우증권은 센롱, 삼성증권은 위해홍림과기 1곳과 주간사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증권도은 중국 기업과 주간사 계약을 추진 중이다.

■국내 증시 상장은 당분간 지속

중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로 몰리는 이유는 중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3년 정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증시 상장을 대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6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중국 증시의 대안인 홍콩 증시는 금융업종 중심으로 상장된 경우가 많아 제조업체의 경우 소외될 가능성이 크고 싱가포르 증시는 유동성이 낮아 선호 대상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제조업체의 국내 증시 상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증시보다 선진시장인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것도 중국 기업들로서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중국 시장에서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사라는 점이 회사 자체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들도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상장된 3노드디지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재 3노드디지털은 삼보컴퓨터와 노트북·넷북의 생산 및 판매에서 제휴를 맺은 상태다.

■우량 중국 기업을 발굴·상장에 중점

중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로 몰려오고 있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특히 상장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게 중국 기업 경영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오는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차이나그레이트스타 우쿤량 사장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거래소의 복잡한 상장 절차가 큰 애로 사항이었다”며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면 더욱 많은 중국 기업이 한국 증시의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감사를 받을 회계법인이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빅4’ 회계법인으로만 한정시켜 놓은 것도 중국 기업들의 불만 사항이다.

그러나 연합과기 문제로 우량한 중국 기업들을 발굴해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대증권 IPO부 신용각 부장은 “연합과기 문제가 불거져 있어 거래소나 금감원에서 (중국 기업 상장 문제를) 쉽게 접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소형사가 아닌 규모가 되는 우량사들을 선별해 상장시켜야 시장 자체가 건전해지고 투자자들도 몰려들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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