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닥 M&A시장=머니게임장?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29 22:49

수정 2010.04.29 22:49

코스닥 인수합병(M&A)시장 분위기가 썰렁하다.

팔려고 내놓은 매물은 많지만 실제 M&A로 이어지는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든 상황이다. M&A 당사자들 사이에 입장차가 큰 데다 최근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과 상장 이점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M&A, 실제 성사 드물어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게임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M&A 루머로 시끄럽다.

CJ인터넷은 M&A시장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루머만 무성한 상황이다. CJ인터넷은 남궁훈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올해에만 2건의 M&A를 성사시켰지만 피인수 대상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한화증권 나태열 연구원은 “CJ인터넷의 기업가치가 좋아진 후에 그룹 차원에서 외국계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한 곳이 CJ인터넷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하이 역시 매각 작업이 수월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게임하이는 CJ인터넷, 넥슨 등이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지만 양측 모두 “관심 없다”는 반응이다.

한글과컴퓨터는 PC백신업체인 에스지에이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성사여부는 미지수다. 에스지에이는 현재 재무적투자자(FI)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무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퓨쳐인포넷은 최대주주가 매각 당사자와의 이견 차이로 회사를 팔기로 한 지 한 달 만에 접었다.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SK케미칼로의 피인수가 무산됐다.

서울신용평가도 최근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검토했으나 조건이 일치하지 않아 검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샤인은 최대주주인 신이현 대표가 지분을 쪼개 팔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80억원의 잔금이 입금되지 않아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나온 고육책으로 해석됐다.

■머니게임 주의해야

주가 띄우기 대표 재료로 각광받던 M&A마저 주식시장에서 홀대받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가치와 무관한 머니게임이라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재무제표는 나아질 수 있지만 시장과 영리해진 개인 투자자들이 그런 재료를 호재로 여길 만큼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특히 최근 불거진 코스닥 ‘M&A 귀재’로 알려진 박모씨의 1000억원대 횡령사건은 M&A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우후죽순처럼 번지는 우회상장에 대해서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스몰캡(중소형주) 연구원은 “최근 시장 감시 기능이 강화됐지만 싼 값에 중소형 상장사를 사들여 머니게임을 통해 주가를 띄우려는 세력들이 있다”면서 “재무제표는 물론 합병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같은 횡보장과 하락장에서는 소위 ‘작전’을 통한 주가 띄우기가 쉬워진다”며 “갑자기 주가가 튀는 종목들은 손대지 말라”고 덧붙였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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