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닥 발빼는 ‘워런트 사냥꾼’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9 18:26

수정 2010.06.09 18:26

'워런트(Warrant) 사냥꾼' 피터벡앤파트너가 코스닥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피터벡앤드파트너스 등은 지금까지 기업의 내용과 관계없이 조건이 좋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수하거나 전환사채 차익거래(CB를 매수하고 주식을 공매도해 차익을 거두는 전략)를 이용해 주로 돈을 벌어왔다. 하지만 CB, BW도 부실화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보유주식을 처분하고 나선 것.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터벡앤파트너는 최근 2개월새 10개 기업의 지분을 잇따라 처분하고 있다.

이날도 피터벡앤파트너는 세븐코스프 지분 9.50%(448만주)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장외 거래를 통해 보유 중이던 BW를 매각하면서 지분보유 관계를 청산한 것.

처분단가는 652원으로 7일과 8일 종가 790원, 775원에 100원 이상 낮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테이크시스템즈 보유주식 51만9817주(3.79%)도 지난 4월 부랴부랴 처분했다.
당시 처분단가는 주당 12원이었다.

피터벡앤파트너는 지난 1월 26일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표시증서 212만5884주를 500원에 보통주로 전환한 뒤 테이크시스템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 후 2월 10일까지 평균 398원에 160만6067주를 팔았다. 대표이사 및 전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 등 악재가 터지면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 현재 피터벡앤파트너는 테이크시스템즈의 신주인수권표시증서 656만8356주를 보유한 상태다.

지난 4일에는 스멕스 보유지분 6.82%를 전량 매각했다. 피터벡앤파트너는 지난 1일 BW를 장외매도해 보유지분을 처분했다. 처분단가는 500원으로 스멕스는 퇴출위기에 몰려 있는 곳이다.

피터벡앤파트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영인프런티어 보유 비중도 5.44%에서 4.19%로 낮췄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에너랜드코퍼레이션 주식보유 비중도 43.36%에서 40.00%로 줄였다.

피터벡앤파트너의 매도세는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선 엄격해진 퇴출요건이 지분매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계 투자사의 투자 대상이 주로 규모가 작고 위험이 높은 종목이 많아 엄격해진 제도 속에서 상장폐지되거나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B나 BW 형식의 투자를 주로 하는 만큼 주가가 떨어졌다 해도 그동안 상당한 차익을 챙겼을 것"이라며 "상장 폐지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위험 분산 차원에서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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