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금조달용 CB·BW 발행 ‘과열’

안현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06 18:18

수정 2010.07.06 18:18

코스피 및 코스닥시장 일부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 움직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상장사들은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10% 내외의 이자율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표면이자율을 제시하는 대신 만기 이자율을 0%로 하는 일명 '사채식'마저 등장하고 있다.

에너랜드코퍼레이션은 지난 2일 공시에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분리형 BW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 대상은 현 대표인 전재현씨로 자금 조달 규모는 10억원이다. 표면이자율은 4%. 반면 만기이자율은 10%에 달했다.
현재 회사 대표에게 10%의 높은 만기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했다.

지엔코는 지난달 29일 9억9000만원 규모의 무보증 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목적은 운영자금 마련으로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9%에 이른다. 지엔코는 지난달 25일 KTIC글로벌투자자문 등을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며 표면 및 만기이자율을 각각 12%로 제시한 바 있다. 이외에 큐로컴은 지난달 29일 공시에서 KTIC글로벌투자자문을 대상으로 20억원 규모 CB 발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각각 12%다.

신일산업은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3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분리형 BW 발행에 나선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대상은 새누리저축은행으로 만기이자율은 0%다. 하지만 표면이자율은 10%에 달한다. 톰보이는 디자인총괄 사장인 김예진씨와 전경옥씨를 대상으로 같은 날 15억원 규모의 무보증 BW를 발행하며 표면 및 만기이자율을 각각 8%, 0%로 제시한 바 있다. 헤파호프코리아의 경우에도 지난달 25일 사내이사인 김영삼씨와 이미경씨를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며 표면이자율 6%에 만기이자율 0%를 내걸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높은 표면이자율에 반해 만기이자율이 0%인 경우 발행 대상은 BW가 아닌 상장사에 돈을 빌려준다고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BW를 통한 투자가 아닌 이자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 1년간 표면이자를 받은 뒤 조기상환할 수 있어 상장사는 이자 및 상환 부담이라는 악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 CB 및 BW의 만기이자율은 과거 3∼5%에서 결정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10% 가까이 만기이자율을 제시하는 곳이 이례적으로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상장사일수록 외부 평가 및 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always@fnnews.com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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