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금난 상장사 증자실패로 두번 운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18 18:31

수정 2010.07.18 18:31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장사들이 증자에 실패하면서 더 큰 어려움에 빠지는 악순환 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회사 경영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증자 실패 소식에 주가마저 하락해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상장사가 신주를 싸게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미래가 불투명한 기업의 주식은 아무리 저가라도 외면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륭전자는 최근 150억원 규모의 '제12회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3억9600만원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엘림에듀는 10억원 규모의 무기명 무보증 전환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5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와이즈파워는 200억원 규모의 '제3회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 모집에 5억원을 발행하는데 그쳤다.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인네트는 최근 230억원 규모(2000만주)의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677주를 모집하는데 그쳤다. 모집 금액도 77만원에 불과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네트는 횡령 관련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리종목인 맥스브로는 지난 3일 750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에서 실권율이 74.97%에 달했다. 맥스브로는 실권주 중 2065만주를 제3자배정하고 나머지 주식은 불발행 처리했다.

지난 9일 유상증자 주주배정 청약 결과 26.3%의 실권율을 기록한 포인트아이는 추가로 실권주 일반 공모를 통해 증자를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1·4분기에 1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총 36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실권주에 대한 일반 공모까지 추진했지만 325억원을 조달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엠.피.씨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추진한 결과 겨우 600만주 규모의 증자에 성공할 수 있었다. 유비프리시젼은 38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후 실권주(실권율 8.38%) 청약에서 증자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전반적인 자금 시장이 안 좋은 탓도 있지만 대체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자체가 부실해 원하는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증자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본을 마련하는 과정이므로 실적 기반이 튼튼한 기업의 증자 계획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현금 흐름이 좋지 않다면 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과 함께 향후 증자 무산으로 한 번 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피해가 커지는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부실이 또 다른 부실을 낳을 수 있다"면서 "증자 과정이 보통 한두 달 이상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장기실적 추이가 개선되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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