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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됐다” 황당 정정공시 무슨 사연?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24 16:37

수정 2014.11.07 00:08

회계법인의 회계 감사 후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어들거나 적자 전환됐다며 '황당' 정정공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속출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되며 회계법인의 감사로 인해 적당히 재무제표를 꾸며오던 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4일 화우테크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정정공시를 발표하며 영업이익 53억원에서 영업손실 94억원을 기록했다고 정정공시했다. 이에 따라 화우테크는 전년에 이어 적자지속 상태다. 당기순손실도 기존 102억3000만원에서 50%가량 늘어난 164억3200만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화우테크 관계자는 "자회사 지분법 평가손실 반영으로 영업외비용이 증가해 이로 인해 당기순손실 역시 늘어났다"며 "외부감사인 감사 결과에 따른 정정 공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화우테크는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원래 23일이었지만 하루 늦은 이날 오전에야 제출했다.

화우테크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후 케이에스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61억원에서 65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정정했다. 케이에스알 관계자는 "외부감사인의 감사 종료에 따른 정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케이에스알은 자본잠식률이 77.2%에 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장 종료 시까지 매매가 정지되기까지 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91억원에서 334억원으로 증가했다고 공시한 에코페트로시스템 역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매매가 정지됐다.

정보기술(IT) 부품업체인 클라스타, 일진에너지 등도 정정공시를 통해 실적 악화 소식을 뒤늦게 전했다.


이같이 정정공시를 통해 실적이 악화되는 현상은 코스닥 기업에서 주로 나타난다. 특히 감사의견 적정을 받기 힘든 기업들에서 흔히 나타난다.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는 "상장폐지 제도가 정착되면서 회계감사를 원칙에 충실하게 보려는 성향이 매년 강해지고 있다"며 "고객인 상장사들의 입맛에 맞춰 재무제표를 꾸며오던 관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kjw@fnnews.com강재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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