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이 회사 CEO,대선주자와 동문이래”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7 17:19

수정 2014.11.05 14:11

'대선 유력 주자들의 고등학교 동창생을 찾아라.'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선 유력주자들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자 때 아닌 동문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동문이라고 알려질 경우 주가가 급등하는 기현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과의 연관성은 전무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는 S&T모터스와 피에스엠씨, 대현 등이 강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문 이사장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고교 동문 및 친분 관계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의 주가 급등락은 문 이사장의 지지율 변동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S&T홀딩스 최평규 회장은 문 이사장과 동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600원대이던 주가는 두 달 사이에 1000원을 훌쩍 넘어서며 60% 넘게 상승했다.

대현의 경우에는 문 이사장과 등산 친구라는 소식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했다. (주)동양 섬유부문 박철원 대표가 문 이사장과 고등학교 선후배라는 점이 부각되며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오르기도 했다.

이런 사실로 인해 각종 증권 관련 사이트에는 문 이사장의 모교인 부산 경남고 출신 코스닥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등기임원 이라는 사실까지도 떠돌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조명지주 전풍 대표이사 역시 경남고 출신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다.

사실 경남고는 부산 지역의 명문고로 한 해 500여명씩 졸업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2011년도까지 졸업생만 3만여명이 넘는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경복고와 경기고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부산 지역에 있는 상장사들이 경남고와 관련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다.

문 이사장 외에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고교 동문 찾기가 한창이다. 특히 정 전대표가 범현대가의 사회복지재단기금 5000억원 중 사비로 2000억원을 내놓자 대권 행보와 연관됐다는 소식에 현대통신과 코엔텍이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이들 기업 주가가 급등하자 정 전 대표가 서울 중앙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삼영전자 변동준 대표가 동문이라고 증시 관련 사이트에 도배되고 있다.

또한 박명원 오스템 부사장이 정 전 대표와 중앙고 동창생으로 밝혀졌다.

마치 올해 초 주식시장에서 대선 유력주자인 박근혜·손학규 등의 지지율 상승에 따라 가족과 후원회 회장들이 근무 중인 EG와 한세예스24홀딩스 등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과 흡사하다.


하지만 대선주자 테마주로 묶인 해당 기업의 관계자들은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눈치다.

A사의 B대표이사는 "동문인 것을 최근에 알았다"면서도 "대선테마주로 엮이면서 지금 주가가 올라 봤자 다시 떨어질 것이 뻔해 주가가 하락할 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아찔하다"고 전했다.


코스닥업계 한 관계자는 "경남고와 중앙고 출신이 대표로 있는 코스닥 기업은 많다"며 "유독 이들 기업만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시세를 조종하는 세력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jw@fnnews.com강재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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