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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여력 6조' 연기금 손바뀜 종목은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7 17:34

수정 2012.02.17 17:34

 제 몫 챙기기 바빴던 연기금이 순매도 와중에도 사들이고 있는 종목과 업종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그동안 많이 오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을 내다파는 대신 화학, 조선, 에너지, 기계 등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이는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17일 우리투자증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기금의 매수 여력은 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투자비중을 19.3%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주식투자비중은 17.8%였다. 따라서 1.5%포인트의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
금액으로는 9조2000억원가량의 추가 매수 여력이 존재한다.

 교원공제회는 지난해 10.1%에서 올해 12.5%로, 사학연금은 21%에서 23.2%로 늘릴 계획이다. 금액으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가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이 최근과 같이 최소 위탁금액만 늘린다고 해도 4조6000억원의 매수 여력이 존재한다"면서 "이에 따라 연기금 전체로는 6조원가량의 매수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도 연기금의 매수권에 있다. 연기금은 과거 평균 PER 8~9배에서 순매수, 11배 이상에서 팔았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는 9.3배로 자금 집행 시점과 속도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순매도 업종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삼성SDI 등 IT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업종이 상위에 포함됐다. 하지만 연기금이 팔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림산업, 두산인프라코어, S-Oil, 금호석유, 두산중공업, 한화케미칼, GS, 효성, 현대미포조선 등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 조선, 에너지, 화학업종은 외국인이 동시에 사들이고 있다.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장이 빠지면 저가매수에 나서고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매매패턴이 뚜렷하다. 자금의 특성상 헤지펀드와 같은 공격적 투자보다 보수적 운용성향을 나타낸다.
연기금이 이 같은 매매패턴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일정 주식비중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 탓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매수 규모 증가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연기금이 선호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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