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위기의 증권산업] (중) 파생상품 규제 강화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5 17:30

수정 2012.06.25 17:30

[위기의 증권산업] (중) 파생상품 규제 강화

파생상품장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고사 위기로 치닫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각종 규제로 인해 파생상품 전반에 걸쳐 거래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증권업계 고위 임원은 25일 "위축되는 시장의 모습이 확연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옵션 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지배력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파생상품시장이 식물화된다면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 FX사업 손놓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는 지난해 8월 642억6547만달러에 이르렀지만 12월엔 399억9266만달러로 줄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규제안을 마련하자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1월 416억391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다소 안정을 찾기도 했지만 3월엔 230억7646만달러로 줄어들더니 4월엔 200억달러 선도 무너졌다.

실질적으로 올해 3월부터 금융당국이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2배 높이는 방안이 실시되면서 레버리지가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을 비롯해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FX마진거래 중개에서 손을 놓은 상태. 그나마 서비스를 지속 중인 키움증권을 비롯해 선물사들이 다양한 투자자 교육 채널 등을 통해 시장을 살리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선물사 관계자는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각종 교육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이미 무너진 시장을 다시 살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9년 9월에도 투기성 자금 축소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거금률을 2%에서 5%로 상향 조정했었다.

■ELW시장 30분의 1토막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은 더 심각하다.

코스피200지수옵션 시장도 ELW 시장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옵션 승수가 5배로 인상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ELW시장 건전화 방안을 내놨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제한 제도를 시행했다. 호가 제한으로 ELW시장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증권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ELW 시장의 월평균 거래대금은 30조8206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1월 19조7620억원으로 20조원대가 무너졌고 2월엔 18조7032억원으로 줄었다. 그리고 3차 건전화 방안이 실시된 3월엔 4조2776억원으로 감소하더니 이후엔 1조원대로 몰락했다.

ELW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죽을 지경이다.
통상적으로 ELW 거래대금의 30% 정도가 매매체결 시스템 등 운용비용으로 쓰이는데 이마저도 힘겨운 상황이다.

지난해 도이치증권과 IBK투자증권, UBS증권이 ELW 사업에서 손을 뗀 데 이어 최근엔 골드만삭스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도 LP업무를 중단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ELW영업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투입한 인프라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금융당국의 규제가 상식을 벗어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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